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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심

660호 · 2012-10-19

3년 전인가 주일예배시간이었다. 목사님께서 푸른 초장에서 행복한 양으로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그것은 우리의 목자 되신 예수님께서 이끄시는 대로 푸른 풀과 맑은 물이 있는 쉴만한 물가에서 살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 때는 그 말이 사막에서 만난 오아시스와도 같았다. 그래서 ‘매일 성경을 읽어보리라’ 다짐하던 차, 얼마 후에 주일신문에 매일성경읽기표가 실렸다. 하나님 말씀대로 살면 삶이 푸른 물가에서 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신문을 한 장 더 받아서 읽기표를 작게 잘랐다. 그리고 수첩에 붙이고 다니면서 매일, 시시때때로 성경을 열심히 읽었다. 스마트폰을 갖기 전이었기에 힘들게 성경 파일을 구해 핸드폰에 억지로 입력하여 수시로 보곤 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새해 성경읽기표에 하루 성경 3장에서 2장으로, 다시 1장 읽기로 수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의 그 마음이 흐지부지해졌다. 성경을 보기에 너무나도 편리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아주 좋은 성경 어플을 다운받았음에도 매일 성경읽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말았다. 이제는 매달 초에나 한 번씩 들여다보고는 “와~ 벌써 이만큼이나 나갔네.” 하고는 또 금방 잊어버린다.

얼마 전에 또 다시 목사님께서 하나님의 말씀을 떠받들고 살아야한다는 말씀을 주셨다. 하나님의 말씀을 주야로 묵상하고, 하나님의 말씀 따라 살면 복을 받는다는 그 말씀. 하나님의 말씀에 시시때때로 귀를 기울이라던 그 말씀이 비수처럼 내 가슴과 팍팍한 영혼에 와서 꽂혔다.

얼얼해진 머릿속에 문득, 오래 전 ‘매일성경읽기표’를 보며 가슴 설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신문의 읽기표를 오려 붙이면서 즐거워하던 나의 모습, 매일 매일 읽기표에 형광펜으로 줄을 그으면서 뿌듯해하던 모습, 성경 구절에 은혜를 받고 다이어리와 미니홈피에 기록을 하던 나의 모습들이 정말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그동안 초심을 잃은 채 너무 오랜 시간 무뎌졌던 나를 돌이켜보면서 회개의 기도를 했다. 왜 그 마음과 그 결심을 잊었는지, 무엇이 그리도 바쁘고 삶이 빠듯하다고 잊고 살았는지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목사님과 함께 새롭게 시작하자고 ‘New Start’를 외친지 9개월이 더 지났다. 이제 두 달이 좀 지나면 ‘New Start’의 해도 저물 것이다. 더 늦기 전에, 더 후회하기 전에 남은 두 달이라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매일성경읽기를 해나가야겠다.

나의 초심, 우리의 초심을 기억해야한다. 목사님의 말씀을 통해 깨달은 지금, 매일성경읽기를 시작하던 그 때의 그 설레임과 매일 성경을 읽으면서 달콤한 말씀에 몸서리치던 순간들을 떠올려본다. 그리고 처음의 그 뜨거웠던 마음과 기쁨의 순간들을 또 잊은 것은 없는지 떠올려본다. 초심을 잊지 말아야겠다. 초심을 잃은 자의 결말이 좋지 못함을 떠올리며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대학원생 전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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