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에 콩깍지!
여보게,
얼마 전에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청년을 만났는데, 은근히 자기 아내 자랑을 늘어놓더구먼. 뭐 8등신에 얼굴도 너무 예쁘고, 요리 솜씨도 너무 좋고, 마음씨도 비단결 같다고….
그래서 정말 그런 줄 알았지. 그런데 그의 아내를 볼 기회가 있었는데, 암만 봐도 아니었네. 8등신은 무슨? 아주 푸짐했고, 얼굴도 개성이 뚜렷했네. 웃음이 나오는 걸 간신히 참았다네. 그 사람 눈에 콩깍지가 끼어도 심하게 끼었더군. 허긴 아직 신혼이니 당연한 일이지. 우리도 그랬었으니까.
나는 사랑을 한 마디로 말하라면 ‘눈에 콩깍지가 끼는 것’이라고 표현하고 싶네. 눈에 콩깍지가 끼면 모든 게 다 아름답게 보이고, 다 좋게 보이지. 사진을 찍고 포토샵에서 뽀사시 기법을 사용하면 못 생긴 사람도 예뻐 보이지 않던가.
바로 그것이 콩깍지 낀 현상이지. 그러니 곰보가 보조개로 보이는 거라네. 미운 짓이 애교로 보이고, 화내는 것이 앙탈로 보이는 거지. 그러다보니 먼저 그를 생각하게 되고, 먼저 배려하게 되고, 뭐든 해주고 싶고 이렇게 되는 거지.
그러나 그 콩깍지는 세월이 가면 벗겨진다네. 요즘은 유효기간이 6개월이라고 하더구먼. 6개월이 지나면 조금씩 콩깍지가 벗겨지기 시작하여 조금씩 실체가 보이는 거야. 그래서 싸움이 잦아지지.
여보게,
아가서에 보면 솔로몬이 사랑한 술람미라는 여인이 나오네. 왕이 사랑할 정도면 미색을 겸비했을 거라 생각하겠지만, 술람미 여인은 포도원에서 품삯을 받고 일하는 여인이었네. 성경은 그 여인을 게달의 장막 같다고 표현했네. 게달의 장막이란 목자들이 거처하는 장막으로, 오래 되고 낡아 구멍이 나고 거칠게 된 것을 말한다네. 그것의 재질은 늙고 병든 양의 가죽이지.
구멍이 숭숭 난 것은 물론 뻣뻣하고, 못 쓰게 된 가죽으로 만든 것이 게달의 장막인데, 솔로몬이 사랑한 여인의 모습이 그랬다는 거야. 피부는 거칠고, 시꺼멓고, 포도원에서 막일을 하니 땀에 절어 냄새나는 그런 여인이었네.
그런데 솔로몬이 그 여인을 두고 뭐라 했는가. “여인 중에 어여쁜 자야… 내 사랑아 내가 너를 바로의 병거의 준마에 비하였구나 네 두 뺨은 땋은 머리털로, 네 목은 구슬 꿰미로 아름답구나… 내 사랑아 너는 어여쁘고 어여쁘다 네 눈이 비둘기 같구나”(아1:8~15).
콩깍지가 껴도 보통 낀 것이 아니네. 그런데 자네, 이걸 아는가? 이것이 우리 주님이 우리를 사랑하신 것의 비유라는 사실을. 게달의 장막 같은 우리를 왕 되신 주님이 그렇게 사랑하신 거라네.
믿어지는가? 그래서 그 분 눈에는 우리가 너무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자로 보이고 아무 흠이 없어 보인다네. 너무너무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거야. 비록 우리의 삶이 냄새나고, 볼품없어도 그 분의 눈에 콩깍지가 껴서 되레 향기가 나고, 빛이 나는 자로 보신다네.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이 얼마나 큰 은총인가. 그런데 더욱 감사한 것은 그 분은 애써 콩깍지를 벗지 않으려고 하신다는 거야. 그래서 나 같은 죄인도 그 분의 사랑을 받고 살고, 그 분의 종이 될 수 있었던 것일세. 자네도 이 사랑을 맛보게나. 이 사랑 속으로 들어와 보게나. 평생 변함이 없는 예수님의 사랑을 받고 살아보게. 정말이지 세상 부러울 것이 없을 걸세.
“예루살렘 여자들아 너희에게 내가 부탁한다 너희가 나의 사랑하는 자를 만나거든 내가 사랑하므로 병이 났다고 하려무나”(아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