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교훈
최근 재벌가의 유산상속분쟁이 언론에 드러나면서 재벌총수가 살아생전에 남겼다는 유언장에 관심이 모아졌다.
세간의 이목은 누구에게 얼마나 많은 유산을 분배했는지에 쏠려있지만, 생각해보면 그가 유언장을 남긴 것은 물질의 분배보다 자신의 가슴에 담고 싶었던 꿈과 열정을 자녀들이 그대로 닮고 이뤄주길 바라지 않았을까 싶다.
때론 그것이 다음 세대의 비전과 방향을 제시해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성경에는 이렇게 자신의 마지막 유언을 통해 다음 세대에 나아갈 길을 알려주었던 인물들이 많이 기록되어 있다.
갖은 고난 속에서 하나님의 꿈을 꾸며 애굽의 총리가 되어 이스라엘 민족을 번성케 했던 요셉은 110세의 삶을 마무리하기 위해 형제들을 부른다. 유언을 통해 자신이 어려서부터 겪어온 시련과 고난, 그리고 그 속에서 이룬 업적을 쏟아내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그였지만, 그의 마지막 교훈은 오히려 간단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민족을 애굽에서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이르게 하실 것이며, 자신의 유골도 부귀영화를 누렸던 애굽이 아닌 약속의 땅에 묻을 수 있도록 맹세시킨 것이다(창50:22~26). 마지막까지 이스라엘 백성이 편안한 애굽에서의 안식이 아닌 하나님이 약속하신 땅을 꿈꾸며 그곳을 향할 수 있도록 권고하는 한편, 자신도 죽음 앞에서조차 그곳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음을 알려준 것이다.
이후 모세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이스라엘 민족을 애굽에서 탈출시킬 때, 그의 손에는 유언대로 요셉의 유골이 들려 있었다(출13:19). 그리고 요셉의 유언이자 꿈을 이어받은 모세는 광야생활에서 이스라엘 민족을 말씀으로 이끌었고, 마지막에는 자신도 유언을 노래로 만들어 여호수아에게 이스라엘 자손이 끝까지 듣고 교훈할 수 있도록 읽어 달라 부탁한다.
모세는 이 노래를 통해 하나님의 완전하심을 찬양하며,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을 떠날 경우 당하게 될 진노와 심판에 대해 경고한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지켜 행하는 것이 우리의 생명이며, 이를 통해 가나안 땅에 입성하는 날에 받을 축복을 선포한다.
그의 이러한 유언은 여호수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주었고, 마침내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자손들과 함께 가나안 땅을 정복한다. 여호수아가 모세의 유언을 마음에 담아 두고 그와 같은 꿈을 꾸었다는 것은 여호수아의 유언을 통해서도 잘 드러나는데, 그는 이스라엘 장로들과 지도자들을 불러놓고 모세의 율법책에 기록된 것을 다 지켜 행하고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수23:6)는 당부와 함께, 자신과 자신의 후손은 오직 여호와를 섬기겠노라(수24:15)는 교훈을 남긴다.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칫집에 가는 것보다 낫다’는 전도서의 교훈처럼 우리가 타인의 마지막을 통해 배우는 교훈은 무엇인가? 삶을 사는 동안에도, 그리고 생애를 마감하는 순간에도 오직 하나님의 나라를 소망하는 자신의 열정을 다음 세대에까지 전달했던 그들의 유언을 바라보며, 우리는 우리가 남겨야 할 마지막 교훈이 무엇인지 곰곰이 묵상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Victoria H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