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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끼고 모으는 마음

611호 · 2011-11-11

매주 월요일은 온가족이 모여서 저녁을 먹는 날이다. 각자 일이 바빠서 자주 보지 못하기 때문에 월요일 저녁은 가족을 위한 시간으로 정하고 함께 모인지 2년 정도가 되었다. 그래서 매주 월요일은 한 주 동안 먹을 밑반찬이나 필요한 물건, 문득 떠올라 챙겨 놓은 선물들을 주고받는 날이기도 하다.

지난 월요일에도 한 주 동안 서로를 위해 챙겨 놓은 것들을 주고받았다. 그 중에는 지방에서 홀로 계시는 아버지께서 챙겨 오신 잘 정리된 일회용 비닐봉투도 있었다. 한 장씩 툭툭 뽑아 쓰고 버리는 일회용 비닐봉투이지만, 밑반찬이나 간식거리를 담아서 드릴 때마다 일일이 헹구고 햇볕에 말려서 챙겨 오신 것이다.

그런 아버지의 모습은 나를 돌아보게 하였다. 그리고 예수님의 오병이어 사건도 떠올랐다. 예수님은 오병이어의 기적을 행하신 후, 사람들이 넉넉히 먹고 남은 음식들을 그냥 버리지 않으시고 모두 모으게 하셨다. 그래서 오천 명이 먹고 남은 음식을 열두 광주리에 모을 수 있었던 것이다. 성경 속에는 모았다는 부분까지 기록되었지만, 그 열두 광주리는 굶주린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지 않았을까.

남은 음식 아까운 줄 모르고, 쓰는 물건 소중한 줄 모르는 것이 요즘 세태이다. 헤지거나 닳아서 새 물건을 사는 경우는 정말 드물다. 하지만 이런 시대일수록 예수님이 거두신 열두 광주리를 기억해야 할 것 같다. 넘치고 풍족하다고 흘러넘치도록 놔두는 것은 옳지 않기 때문이다. 넘치는 것을 모아 둔다면 부족한 이웃들에게 나눠줄 수도 있고, 혹시 나에게 부족한 순간이 닥쳤을 때 유익하게 사용할 수도 있다.

요셉은 7년 풍년일 때 열심히 모아서 다가올 7년 흉년을 대비했었다. 지금 풍족하고 여유가 있다고 해서 아낌없이 쓰고 버린다면, 7년 동안의 흉년과 같은 시간이 찾아왔을 때 요셉과 같은 사람들에게 고개를 조아릴 수밖에 없게 된다. 고개를 조아리는 사람이 되지 말고 요셉처럼 남들에게 베풀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가장 풍족한 순간에 어려웠던 시간을 기억하고 앞으로 닥칠 위기의 순간들을 위해 대비해야 한다.

오래 전, 해외집회에 나가시던 총회장 목사님께서 바퀴가 달린 좋은 가방을 보시고도 낡은 가방을 계속 쓰신다던 기사를 교회 신문에서 보았었다. 해외 집회에 나가실 때 꼭 필요하고 편리한 물건이지만, 목사님은 당신의 가방을 버리지 않으신 것이다. 목사님의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해 보고 싶다. 그리고 일일이 비닐봉투를 모아 온 아버지의 마음도 새삼 되새겨 보고 싶다.

나에게 주어진 것들을 소중하게 아껴 쓰는 것도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한 모습이고 지혜로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은 갈수록 풍족해진다. 그 풍족함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아끼고 모아서 요셉처럼 남들과 함께 나눠 쓴다면 더 좋은 하나님의 자녀의 모습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Jee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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