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신앙!
요즘 백화점이나 인터넷을 보면 생활용품이 참 다양합니다. 칼 한 자루에 도마 하나면 끝났던 지난날 주방 풍경은 사라지고 크기별, 용도별로 조리 기구도 수백 가지입니다.
우연히 쇼핑을 하다가 저는 참 쓸모없어 보이는 상품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바나나 걸이’입니다. 과일이라면 그냥 바구니에 담아도 되는 것을 굳이 ‘바나나 걸이’로 제품화 한 것을 보고 처음에는 의아했습니다.
그런데 이유를 알고 보니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바나나가 원래 높은 나무위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데, 가지에서 떨어져도 어딘가에 매달려 있기만 하면 자신이 아직 가지에 달려 있는 것으로 착각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나나 걸이’에 바나나를 걸어놓으면 마치 가지에서 영양분을 공급받는 것처럼 오랫동안 색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신앙생활에서도 이런 바나나 같은 신앙은 경계해야 합니다. 교회 안에 있고,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가족 사이에 있다고 해서 내가 예수님 안에 거하는 신앙이 아닙니다. 가지에 붙은 신앙의 척도는 바로 열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니 저가 내 안에 내가 저 안에 있으면 이 사람은 과실을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이라(요15:5)”고 말씀하셨습니다.
만약 내가 예수께 붙어 있는 신앙이라면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의 양분으로 가슴이 뜨거워야 하고, 예수의 향기가 나를 통해 세상에 전해져야 하고, 그로 인해 믿지 않는 영혼들이 예수께 돌아오는 열매가 맺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마귀가 놓은 ‘바나나 걸이’와 같은 덫일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이런 함정에 빠졌던 적이 있습니다. 주일성수와 십일조를 빠짐없이 하고 있고, 저를 위해 기도하는 분들이 계시고, 맡겨진 직분도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삶에 있어서도 늘 부족함이 없었고, 세상에 좋은 볼거리와 맛있는 먹을거리도 맘껏 누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예배 속에 말씀이 남의 이야기처럼 감격과 은혜가 사라지고 십자가의 사랑이 당연하게 느껴지는 자신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그 순간 소름이 돋았습니다. 예수 안에 있는듯해도 예수님께 붙어있지 않은 ‘종교인의 삶’이 이렇게 조용히 제 눈을 가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후 저는 다시는 이런 어리석은 올무에 빠지지 않을 것을 다짐했고, 기도와 말씀, 찬양 속에 더 깊이 나아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다시금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예수님의 사랑으로 마음이 젖어드는 회복을 경험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성전건축을 허락하시고 전무후무한 지혜를 허락하셨던 솔로몬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점점 이방신을 받아들이며 저주의 길에 들어선 것을 잊지 마십시오. 최초의 왕으로 세움 받았던 준수하고 용맹했던 사울이 어느 순간부터 하나님을 무시하고 자멸한 것을 기억하십시오.
유혹과 덫은 어느 순간 눈을 가리며 다가올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슬기로운 다섯 처녀와 같이 깨어 경성(警醒)하는 신앙으로 마지막까지 예수님으로부터 떨어지지 않고 승리하는 삶을 살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