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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은 원수도 감동시킨다

575호 · 2011-03-04

칸쿤(Cancun) 도착 이튿날 아침, 김성자 전도사는 아주 기쁜 표정으로 목사님께 이 선교사가 대단한 일을 해냈다며, 이 선교사에게 어서 목사님께 말씀드리라고 옆구리를 찌르는 것이었다. 직접 말하기가 부끄러운지 이 선교사는 웃기만 했다. 김성자 전도사가 전해준 이야기를 들어보니 선물의 놀라운 위력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라구나(Laguna)는 우루과이(Uruguay)의 사업가이면서 현재 이 선교사를 도와 파라과이 예수중심교회를 맡고 있다. 그는 한 때 우루과이에서 일곱 번째로 많은 세금을 낼만큼 부자였다. 예수를 만난 이후 지금은 하나님께서 다루시는 중인지라 가정적으로나 사업적으로 많은 시련을 겪고 있지만, 그의 하나님을 향한 믿음만은 불같이 뜨거운 사람이다.

처음 목사님을 만난 이후, 그는 감동이 오는 대로 심고 행동하는 사람이었다. 다분히 다혈질적인 성격으로 실수도 잦은 편이지만, 하나님은 그의 심성과 열정을 아시기에 지금껏 우리 남미 선교팀에서 일하며, 이제는 남미 선교에 없어서는 안 될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하게 되었다.

그는 중국인 사업가와 동업을 해왔다. 예수에 미친 이후, 그는 사업 실무를 가족들에게 맡기고 있는 상태다. 그런데 최근 들어 그의 사업에 시련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 동업자인 중국인 사업가는 중국과 우루과이를 드나들며 사업현장을 라구나에게 맡겨온 상태였는지라, 최근의 재정 상태에 대해 소상히 알게 되고는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동업을 파기하고 다시는 라구나를 보지 않겠다고 했다. 사업장 건물에 우루과이 예수중심교회가 입주해있는데, 그것마저 당장 비우고 나가라는 것이다. 위기였다.

라구나가 사업이 어려워지자 목사님께 상담을 구했다. 그때마다 목사님은 점검을 확실히 하라고 누누이 당부하셨다.

“누누이 말하지만 경영은 관리요 관리는 곧 점검이다.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물품관리대장 같은 사업상 중요서류들은 늘 빠짐없이 챙기고 점검해야 한다. 그러면 어디서든지 네 사업을 튼실하게 챙길 수 있다. 내가 어떻게 1년의 반을 비우며 해외를 다닐 수 있겠는가? 교단 운영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들을 직접 챙기고 항상 점검하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라구나는 철두철미한 사업가의 모습은 아니다. 천성적으로 착하여 눈물도 많고, 다분히 감정적인 경향이 있다. 이 선교사는 그런 라구나를 늘 불안해하며 질타하곤 했지만, 목사님은 라구나를 볼 때마다 단 한 번도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신 적이 없다. 항상 라구나의 장점만을 칭찬하며 도전을 주고 그의 열정에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어찌 보면 라구나의 오늘이 있게 된 것도 목사님의 그런 변함없는 신뢰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된다.

이 선교사는 이 난국을 타개할 묘안을 짜냈다. 직접 중국인 사업가에게 전화하여 파라과이에서 만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내가 거길 왜 가냐’며 ‘만날 필요 없다’고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그러나 이 선교사는 끈질기게 전화하며 ‘일단 한 번 만나보고 나서 당신 맘대로 하라’고 설득했다. 결국 그는 파라과이로 왔다.

공항에서 꽃다발을 안기고 선교관으로 그를 초치했다. 그를 위해 준비한 방으로 들어선 중국인 사업가는 입이 딱 벌어지고 말았다. 그를 환영하는 메시지와 함께 아름다운 꽃과 각종 데코레이션, 그리고 여러 선물들을 보자 그는 분을 품었던 마음이 봄에 눈 녹듯 녹아내리고 말았다.

게다가 체육관 교회에서 드려진 주일예배에 참석한 그는 라구나가 설교하고, 소리를 지르며 요동하는 귀신들을 쫓아내는 장면을 직접 목도하고는 마치 뭐에 홀린 사람처럼 새신자 영접에 앞으로 나와 헌금까지 하는 것이었다. 인디언 촌을 돌며 심방할 때 쓰는 미니밴을 타보고는 차가 너무 낡았다고 생각했는지 차 사는데 보태 쓰라고 1,000달러까지 건네주며 그는 이렇게 말했다.

“라구나, 사업은 신경 쓰지 말게. 내가 손익에 관계없이 매달 월급처럼 돈을 줄 테니 자네는 하나님의 일에나 전념하게.”

원수가 철저한 조력자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하나님의 말씀은 정말 일점일획도 땅에 떨어지지 않고, 그분은 결코 거짓말을 하시지 않는다. 에서가 야곱의 엄청난 선물에 녹아났던 것과 동일한 사건이 그대로 이루어진 것이다. “은밀한 선물은 노를 쉬게 하고 품 안의 뇌물은 맹렬한 분을 그치게 하느니라”(잠21:14)는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진 것이다.

선물은 상대를 감동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이 선교사의 선물은 라구나의 동업자인 중국인 사업가의 마음을 감동시킨 것이다.

“사람이 꼭 눈에 보이는 선물로만 감동되는 것이 아니다. 아름다운 환경으로 말미암아 마음이 움직이게 된다. 이 선교사는 그것을 잘 활용한 셈이다. 이처럼 말씀을 알고 말하는 사람보다 그 말씀을 행하는 사람이 진정 위대한 사람이다. 정말 대단한 일을 했구나.”

하나님은 우리에게 어떤 선물을 주셨던가? 바로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죽여서 우리에게 영원한 구원의 선물로 주셨지 않았던가! 이보다 더 큰 감동이 있을 수 있을까? 우리의 삶이 하나님의 측량할 수 없는 은혜에는 감히 미칠 수 없겠으나 이처럼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주는 삶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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