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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9호 목차 › 세상을 보는 창

분내지 말라

539호 · 2010-06-25

지난 17일, 한국과 아르헨티나 경기에 이어 블룸폰테인 프리 스테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 그리스와 나이지리아의 경기에서 그리스가 나이지리아에게 2대 1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 전반 15분, 나이지리아의 우체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때린 프리킥이 그대로 골인되면서 나이지리아가 경기의 주도권을 잡는 듯 했다. 그러나 전반 33분 나이지리아 사니 카이타 선수의 거친 행동이 승부를 바꾸고 말았다.

경합 과정에서 카이타가 그리스의 토로시디스를 가격했는데 심판이 레드카드를 꺼내들어 그를 퇴장시키고 말았던 것이다. 이때부터 전세가 완전히 역전되어 그리스로 넘어갔다.

수적으로 열세에 몰린 나이지리아 선수들은 악전고투했지만, 전반전 종료를 2분 남기고 그리스 살핑기디스의 중거리슛이 골네트를 흔들었고, 후반 26분 기세를 이어 토로시디스가 역전골을 성공시켜 결국 나이지리아는 2-1로 패배하고 말았다.

이 경기를 보면서 잠언의 말씀이 떠올랐다. “노하기를 더디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고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니라”(잠16: 32). “급한 마음으로 노를 발하지 말라 노는 우매자의 품에 머무름이니라”(전7:9).

사니 카이타가 마음을 다스렸더라면 나이지리아는 처음 페이스대로 나가 승리했을 것이고, 그렇게 소망하던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한 순간을 참지 못하여 스스로도 퇴장되는 수모를 겪어야했을 뿐 아니라, 자국 선수들의 사기를 떨어뜨려 결국 경기에 지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살다보면 ‘욱’ 할 때가 있다. 화 날 때도 있다. 카이타 선수처럼 상대를 발로 차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러나 참아야 한다. 왜? 내가 퇴장 당할 수 있기 때문이고, 내가 그렇게 원하던 것들이 다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분노는 모든 것을 다 쓸어가기에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성경은 말씀하고 있다. “분은 잔인하고 노는 창수 같거니와 투기 앞에야 누가 서리요”(잠27:4)고.

한 순간의 혈기로 인생을 망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성경에 동생 아벨을 혈기로 쳐 죽인 가인이 그러했고, 불평불만을 일삼는 이스라엘 백성을 향하여 노를 발했던 모세가 그러했다.

가인은 고향을 잃고 유리방황하는 신세가 되었고, 모세는 그리도 꿈꾸던 가나안을 앞에 두고도 들어갈 수 없어 분루를 삼켜야 했다. 하나님이 레드카드를 들어 올리신 것이다. 히틀러나 연산군이 레드카드를 받은 것도 광기어린 분노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겠는가.

세상사에서도 노를 자주 발하다보면 다 된 밥에 코를 빠뜨리는 경우가 많다. 공든 탑을 무너뜨릴 수 있다. 그러니 노하기를 더디하라. 노할 일이 있거든 큰 호흡으로 노를 다스려라. 참을 인(忍)자 세 개면 살인도 면한다고 했다. 분내기를 더디하라. 노를 참는 자에게 복과 화평이 따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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