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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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7호 목차 › 붕우칼럼

직무유기

537호 · 2010-06-11

근래에 어느 교회가 성전을 신축했다. 그 교회는 규모 면에서나 시설 면에서, 또한 장비까지도 가히 세계 최고요, 세계 최대의 교회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 나는 얼마 전, 그 교회 목사님의 탄식에 가까운 소리를 들었다. “목사가 영혼을 관리해야 하는데 교회 건물이나 관리하고 있으니….”

어느 선생님이 아이들을 가르칠 시간에 매일같이 교실 이곳저곳이나 돌아보고, 새로 들여놓은 기구나 살피고 있다면 학부모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수고가 많다’고 인사할까? 그럴 리 없다. 대개는 ‘왜 애들 공부를 안 시키느냐?’며 눈에 쌍심지를 켜고 따질 것이다. 왜? 선생님의 직무(職務)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목사의 직무는 당연히 영혼을 구원하는 것이고, 그 영혼을 관리하는 것이다. 목사로서 성전에 관심이 없을 수야 없겠지만, 그것에 얽매어 마땅히 해야 할 직무를 다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분명히 직무유기에 해당된다. 일에는 주(主)와 부(副)가 있고, 선(先)과 후(後)도 있으며, 경(輕)과 중(重)도 있다. 목사에게 있어서 주된 일도, 목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도, 가장 중요한 일도 영혼구원과 영혼관리인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많은 돈을 주며 ‘선교할래, 교회 지을래?’ 하면 나는 당연히 선교부터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내게 주어진 직무이고, 그 직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사도 바울의 말처럼 ‘내게 화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 교회를 안 짓겠다는 말은 아니니 오해말기 바란다.

나는 우리 교단의 주의 종들과 직분자들이 주어진 직무에 소홀한 자가 없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서 주님 오시는 날, ‘착하고 충성된 종’이란 칭찬을 받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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