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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목사님께

532호 · 2010-05-07

어린 시절, 어머니의 축 늘어진 젖가슴을 만지며 잠이 들 때마다, 엄마의 젖가슴은 원래 그렇게 축 늘어진 것이 정상인 줄 알면서 살았습니다. 그러나 나이 들어 한 아이의 어미가 되어 아이에게 젖을 물리면서 나의 가슴이 축 늘어지는 것을 보니, 그 옛날, 엄마의 가슴이 왜 그리 축 늘어졌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당신의 젖을 물고 자라난 당신의 새끼들은 어른이 되면 당신의 소중한 존재를 까마득하게 잊고 살아가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그저 혼자 잘나서 어른이 된 줄 알고 자신의 박식함에 미치지 못하는 엄마를 향해 도도하게 고개를 쳐들기도 하고, 늙어 주름진 얼굴은 나와 무관한 것인 양 어머니의 면전에서 고고한 척 우아를 떨기도 하지요. 어디 그뿐인가요. 어머니를 향하여 유식한 척 훈계도 서슴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제 나이 들어 주름지고 초췌해진 엄마의 자리에 서 있고 보니, 엄마는 엄마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가슴이 먹먹하도록 엄마가 사무치게 그리울 뿐입니다.

이십여 년 전, 예수님을 영접하고 처음 만나게 된 ‘나의 목사님’은 이초석 목사님이셨습니다. 영혼의 세상에 눈을 뜨자마자 만난 목사님, 신앙의 걸음마를 손잡아 가르쳐주신 목사님, 방황하던 영적 사춘기를 보듬어 인도하신 우리 목사님. 세상에서 나를 양육하신 분이 우리 어머니라면, 영혼의 소중한 가치를 모르고 깃털보다 더 가볍기 만한 젖먹이 어린 영혼에게 젖을 물려주시고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영혼의 성장을 위해 노심초사 눈물 뿌려주신 어머니 같으신 분이 바로 이초석 목사님, 당신이셨습니다.

얼마 전, 목사님을 가까이서 뵐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신의 흰 머리카락과 깊어가는 얼굴의 주름을 보면서 엄마의 처진 젖가슴이 생각났습니다. 때때로 시험에 빠져 깊은 어둠 속을 방황하고 고아처럼 버려질 순간에도, 우리의 손을 놓지 않고 기도로 잡아주고 눈물로 잡아주고…. 그러고도 모자라 새벽녘에 사는 곳까지 찾아오셔서 위로와 소망을 심어주고 가신 당신의 속 깊은 사랑을 어찌 감히 죽어서라도 잊을 수 있을까요?

목사님! 이제는 당신의 그 해산의 수고로움으로 낳은 수많은 당신의 자녀들을 바라보며 좀 편히 쉬셔도 좋을 텐데요. 이 순간도 목사님은 세계 곳곳을 다니시며 또 다른 해산의 고통으로 수없이 많은 영혼을 낳으시고 또 돌보기 위해 ‘시간을 가루로 만들어’ 움직이고 계시지요. 비행기를 몇 번씩 갈아타며 수십 시간씩 비행기 속에서 시달리는 목사님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서늘해지고 목이 메는 그리움이 눈앞에 일렁입니다. 그래서 무릎 꿇으며 간절한 기도로 그리움을 삭혀보기도 합니다.

여전히 철없는 새끼들 마냥 젖가슴에 파고드는 수많은 아이들을 떼 놓지 못하는 어미와도 같은 당신의 모습이, 지쳐 사그라질 듯한 당신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빨간 카네이션 한 송이를 가슴에 달아드리며 당신의 은혜와 사랑에 눈물로 감사를 드리고 싶지만, 그 어느 날이면 당신을 가까이 모실 수 있을까요? 목사님을 향한 감사와 애절한 그리움으로 당신의 마음에 빨간 꽃 한 송이 수를 놓겠습니다.

죽는 날까지 여전히 소중한 영혼의 어머니 되시어 가까이 계셔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옆에 계셔주신것만으로도 든든하고 행복할 것입니다. 그리고 진실로 진실로 당신을 사랑한다고 아낌없는 고백을 하고 싶습니다. 부디 오래 건강하게 우리의 곁에 머물러 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목사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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