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는 입이고 누구는 주둥이냐?
얼마 전, 구미교회에 갔을 때, 예배를 마치고 모든 성도들과 함께 늦은 저녁식사를 했다. 교회 앞에 있는 숯불갈비 집이었는데, 가보니 성도들 자리에는 돼지 갈비가, 내 상에는 생등심이 놓여 있었다. 구미 교회 목사가 나를 대접하느라 그리 준비한 것이다.
안수를 마치고 내가 들어갔을 때는 이미 불판 위에 고기가 올려져있었다. 그러나 나는 똑같이 돼지갈비를 가져오라 했다. 구미 교회 담임목사는 ‘왜 돼지갈비를 드시냐?’며 생등심을 권했지만, 나는 돼지갈비를 달라고 했다. 그리고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누구는 입이고, 누구는 주둥이냐? 똑같은 입이니 똑같은 걸 먹어야지.”
사실 이런 말을 하게 된 동기가 있다. 미국에 갔을 때다. 땅끝예수전도단 회원의 초대로 저녁을 먹게 되었는데, 그 때 동행한 사람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테이블이 나뉘게 되었는데, 내 테이블과 그네들 테이블의 메뉴가 달랐나 보다. 목사인 나를 좀 더 신경 썼으리라. 그런데 한창 식사를 하는 중에 저쪽 테이블에서 농담조의 말이 내 귀에 들렸다.
“누구는 입이고, 누구는 주둥인가?” 나는 ‘아차’ 싶었다. 농담 중 진담이라고, 그의 말 속에 뼈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후로 나는 어디를 가든 모든 사람과 동일한 대접을 원한다. 아예 교단 목사들에게 미리 선포를 해 놨다. 성도들이나 집회 주최 측에서야 목사인 내게 더욱 신경을 쓰지만, 나는 극구 특별대접을 사양한다. 먹는 일로 성도를 실족케 해서야 되겠는가 말이다.
사람을 구별할 수는 있다. 그러나 사람을 차별하는 일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된다. 똑같이 주님의 피로 산 하나님의 자녀임을 잊지 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