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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8호 목차 › 나눔의 지혜

한 칸의 초가도 천국이라

488호 · 2009-07-03

조선 시대 연산군 때 한양 남산에 999칸의 거대한 기와집이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사람들은 과연 999칸의 집은 어떻게 생겼고, 거기에 사는 사람은 누구인지 보고 싶어 발품 파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전국 팔도에서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풍문을 듣고 천리 길을 달려온 사람들이 아무리 눈을 씻고 남산을 찾아봐도 999칸 기와집은 없었다. 대신 허름한 오두막 한 채만이 있을 뿐이었다. 잔뜩 기대를 하고 찾아왔던 사람들은 헛소문에 허탈해하며 발길을 돌렸다.

어느 선비도 999칸 기와집의 소문을 듣고 멀리서 찾아왔다. 그 역시 999칸의 기와집이 없음을 알고는 발길을 돌리려다보니 웬 오두막이 있는 것이 아닌가. 그는 그 오두막 가까이 다가가 그 집을 살펴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랐다. 쓰러져 가는 오두막에 허백당(虛白堂)이라는 어엿한 당호가 붙어 있는 것이 아닌가.

왜냐하면 그 집은 놀랍게도 당대 최고의 학자이자 육판서를 두루 지낸 명재상 홍귀달이 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오두막을 찾아가 홍귀달에게 깍듯하게 절한 뒤 이곳을 찾은 까닭을 설명했다.

“항간에 한양 남산에 999칸의 기와집이 있다는 소문이 자자합니다. 그런데 막상 와보니 기와집은 없고 대감의 허백당이 있으니 놀랍기만 합니다.”

그러자 홍귀달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아마도 내가 주위 사람들에게 한 말이 와전된 모양일세. 비록 허름한 오두막이지만 허백당에 누우면 999칸의 사색을 하고도 여분이 남는다는 말을 내가 자주 했거든.”

찬송가 495장의 가사다. “높은 산이 거친 들이 초막이나 궁궐이나 내 주 예수 모신 곳이 그 어디나 하늘나라….”

그렇다. 주님과 함께 하는 곳이면, 성령충만한 자가 있는 곳이면 그 어디나 천국이다. 주님과 함께 있는 곳이 곧 천국이기 때문이다.

“바리새인들이 하나님의 나라가 어느 때에 임하나이까 묻거늘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하나님의 나라는 볼 수 있게 임하는 것이 아니요 또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도 못하리니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눅17: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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