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냉철
‘냉정’과 ‘냉철’은 굉장히 흡사한 면이 있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자면 그 차이는 자못 크다. ‘냉정’이 ‘차다’, 더 나아가 ‘쌀쌀맞다’는 느낌이 풍기는 말이라면, ‘냉철’은 지공무사(至功無事), 즉 지극히 공정하여 사사로움이 없는 마음을 뜻한다. 다시 말해 선이 분명하고 정당한 것을 뜻한다.
나는 차가운 사람은 싫다. 인성이 차가운 사람은 사람 냄새가 나지 않아서 싫다. 그러나 일에는 냉철한 사람이 좋다. 인정과 동정 때문에 일을 그르치는 자, 학연이요, 혈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자는 일을 그르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런 자와 어찌 대업을 논할 수 있겠는가? 기준이 없는 자, 주먹구구인 자를 어디다 쓰랴? 그런 자와 일하다가는 애매한 기준 때문에 결국에는 여러 가지로 얽히고설키고야 말 것이다.
가슴은 따뜻하지만, 머리는 차가운 자라야 한다. 이성적인 판단이 가능하고, 사리에 밝은 자, 그러나 마음은 한없이 따스하여 베풀 줄 아는 자,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자라야 인생의 동지가 될 수 있다.
사람들은 냉철한 자와 냉정한 자를 혼동하고, 일에 냉철한 사람을 냉정한 사람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그래서 매정하다고, 피도 눈물도 없다고 매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냉철은 대의를 이루기 위한 필수조건이 아니겠는가. 극과 극이 통하는 것일진대 어쩌면 냉철은 열정의 또 다른 표현일 수 있겠다. 열정적으로 일을 하다 보니 군더더기를 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 성도들이 일에 관하여 냉정한 자가 아닌 냉철한 자가 되었으면 한다. 매사에 머리에서 나와 가슴에서 귀결되는 그런 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