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人生)
내 나이 60에 들어서면서 내 나름대로의 철학을 갖게 되었다. 인생 30세까지는 배우는 시기요, 60세까지는 일하는 시기요, 60세 이후는 삶을 정리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어찌 보면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일 수 있겠다.
성경의 말씀처럼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배우는 시기가 있고, 일하는 시기가 있다. 그 중 뭐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시기가 있겠는가마는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삶을 어떻게 잘 정리하느냐 일 것이다.
언젠가 건축 일을 하고 있는 어느 집사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기술자가 일류인지 이류인가를 아는 방법은 그 사람들이 일하고 돌아간 자리를 보면 알 수 있다고. 일류 기술자는 다음 날 도로 쓸망정 절대 쓰던 연장을 그대로 방치하고 가는 일이 없단다.
연장통에 잘 정리하고 주변도 깨끗이 정돈하고 돌아간단다. 그러나 이류는 일이 끝나도 연장을 그냥 일하던 자리에 휙 던져놓고 간다는 것이다. 나는 그 집사의 말이 옳다고 생각했고, 확대하여 일류 인생을 단적으로 이렇게 정의했다. 정리를 잘하는 인생이라고.
나는 요새 생각이 깊다. 이순(耳順)의 나이 60을 넘기면서 과거의 나를 돌아보고, 현재의 나를 생각하며, 미래의 나를 부심(腐心)한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지금부터의 내 인생을 잘 정리하자는 것이었다.
죽을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부터 삶에서 군더더기 같은 것을 제하자는 것이다. 과욕과 과다한 것을 버리고 더 베풀고, 많이 나누는 삶, 아등바등하지 않고 더욱 여유 있는 삶에 주력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것이 올바른 삶의 정리라 단정했기 때문이다.
뒷모습이 아름다운 자가 더욱 아름답다 했던가? 진정한 아름다움은 잘 정리된 곧 단정(端整) 아니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