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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 파고 거름을 주어라

475호 · 2009-04-03

어김없이 봄은 다시 우리 앞에서 아지랑이를 피우며 개나리, 진달래의 합창으로 찾아오고 있다. 강원 산간 지역에 눈바람이 날린다는 소식이 있긴 하지만, 다가오는 봄을 어찌 막을 수 있겠는가?

2009년의 봄, 우리 대한민국은 세계 경제의 침체로 동일한 고통 가운데 있다지만, 하나님께서는 스포츠를 통해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 계시는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지난 IMF 시절, 모두가 절망과 두려움에 휩싸여있을 때, 박세리 선수의 맨발 투혼은 국민적 에너지를 재충전시켜주었다.

그러나 우리에게 또다시 위기는 왔고, 그 터널의 끝이 어딘지 몰라 두려워하고 있는 우리에게 하나님께서는 다시 한 번 스포츠를 통해 계시하고 있다고 믿는다. 지난 한 달간 펼쳐진 WBC 세계야구대회를 통해 우리는 대한민국의 저력을 세계만방에 과시했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2진 선발이라는 냉소 속에서도 우리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그 누구도 기대하지 않던 대업을 이루어내었다. 정말 약한 자를 들어 강한 자를 부끄럽게 하시는 하나님의 방법 아닌가.

어디 그뿐인가? 지난 주말, 전 세계인을 매료시켰던 김연아 선수의 선전과 그녀의 눈물은 잔뜩 움츠려있던 우리 국민들의 가슴에 뜨거운 열정을 불러일으켜주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하나님께서는 이 두 사건을 통하여 우리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포기하지 말고 정진해갈 것을 주문하고 계신 것이다.

성경 누가복음 13장 6절 이하에 열매도 내지 못한 채 삶을 포기하고 있는 무화과나무에게 주인이 찾아와 최후통첩을 내리는 장면이 나온다. 포도원에 심은 무화과나무가 열매는 맺지 않고 땅만 버리고 있자 주인은 포도원지기에게 3년이 지나도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를 찍어버리라고 명한다. 해보려는 의지조차 없이 삶을 포기하고 있는 인생들에게 사망선고가 내려진 것이다.

그러나 포도원지기는 주인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고 강청한다.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시면 두루 파고 거름을 주어서 반드시 새해에는 실한 열매를 거두겠노라고 다짐한다. 만일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찍어버려도 좋다는 단서를 내걸고 말이다. 주인은 포도원지기의 강청에 노를 거두고 열매도 없는 무화과나무에게 다시 기회를 준다. 깊이 묵상해보아야 할 대목이다.

포도나무나 심는 포도원에 왜 무화과나무를 심어놓고 열매가 있느니 없느니 타박이냐고 따질는지 모른다. 그러나 핑계는 실패자들의 전매특허다. 성공자는 결코 핑계 대지 않는다.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메우려 애쓴다. 그 차이다.

금번 우리 WBC 야구대표팀이 2진급이라는 태생적 한계, 돔구장도 변변찮게 없는 척박한 환경이나 탓하며 자포자기했다면 세계 2위의 대업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대표팀은 ‘국가가 있고 야구가 있다’는 김인식 감독의 리더십을 따라 애국심으로 뭉쳐 세계를 놀라게 하고야 말았다.

김연아 선수는 어떤가? 전용 아이스링크마저 없는 피겨스케이팅의 불모지에서 세계신기록을 연거푸 갈아치우며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그녀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지나온 세월에 결코 영광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영광보단 무수한 고통과 좌절의 시간이 더 많았다. 그러나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두루 파고 거름을 준 것이다. 오늘의 영광은 그 열매일 뿐이다. 목사님이 자주 말씀하시듯, ‘결과만이 과정을 대변해준다’는 산 증거 아닌가.

애국가가 울려 퍼지고 태극기와 오버랩 되는 그녀의 얼굴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그리고 온 국민이 함께 울었다. 아마 그 순간 대한민국의 심장을 가진 모든 이들은 국가와 자부심을 떠올리며 무한한 감동 속에 새로운 에너지를 얻었을 것이 분명하다.

두루 파고 거름을 주자. 아직까지 아무런 열매도 내지 못하고 구겨진 인생, 찢어진 인생이었다 해도 좋다. 새롭게 다시 태어나는 거다. 다시 일어나는 거다. 결단하는 순간 성공은 당신의 반려자가 되어 당신과 동행할 것이다.

새로운 결단 속에 나날이 성장해가는 여러분의 자랑스러운 모습에서 천국시민의 무한한 자부심을 발견하는 명장면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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