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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끝은 실천이다

470호 · 2009-02-27

“三人行 必有我篩(삼인행 필유아사)”

“세 사람이 모인 곳에는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는 말이다. 배움의 눈을 가진 자에게는 온 만물이 배움의 대상이다. 목사님은 기회 있을 때마다 이렇게 말씀하신다.

“구경꾼이 되지 말고 감상자가 되어야 한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단면만 보지 말고 그 너머에 있는 것까지 입체감을 가지고 바라보아야 한다. 배우는데 부끄러워하지 마라. 모르는 게 무식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모르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 무식한 것이다. 몰라서 물어보는 게 무엇이 부끄러운가?”

지난 해, 베네수엘라(Venezuela) 집회에 가기 위해 미국 조지아(Georgia) 주의 애틀랜타(Atlanta)를 경유한 적이 있다. 비행기 시간이 되어 호텔 셔틀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가는 길이었다. 호텔에는 휴가를 끝내고 귀대하는 이라크 파병 군인들이 있었다. 짐 꾸러미를 둘러맨 한 병사가 버스에 올랐다. 얼굴이 아주 앳되어 보이는 것이 막 군에 입대한 신참 같았다. 그런데 버스에 타 있던 중년부인들이 그의 짐을 선뜻 받아주며 이구동성으로 그에게 한 말이 있었다.

“집에 가는 길이니? 정말 고생이 많구나. 그러나 너는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이야. 우리를 비롯한 미국인 모두가 너를 아주 자랑스러워한단다. 부디 건강해라. 행운을 빈다.”

그가 내릴 때 중년부인들은 그의 등을 두드려주며 환송해주었다. 미국민들의 굳건한 연대감을 실감케 하는 장면이었다. 군을 신뢰하고 자랑스러워하는 미국민들의 생각이 참으로 부러웠다. 저런 굳건한 연대감이 형성되기까지 그들이 얼마나 노력해왔을까? 그리고 우리를 돌아보게 되었다. 군복무 중인 젊은 병사들은 사실 우리의 아들이고 동생이고 형, 오빠들이다. 바로 우리 가족이며 이웃인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그들에게 이런 격려의 말 한마디라도 해본 적이 있었던가? 돌아보면 우리 사회의 안전망을 지키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명절도 휴일도 없이 각자 위치에서 생명을 걸고 일하고 있다. 가끔 매스컴을 통해 그들이 불의의 사건 사고들로 인하여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하는 소식들을 듣곤 한다. 우리 사회가, 나의 안전이 그들의 희생을 토대로 지켜지고 있음을 기억하고 감사의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09년 멕시코 1차 집회 차 멕시코시티를 경유하는 길에 우리는 공항 곳곳에서 일하고 있는 많은 장애인들을 보았다. 그들은 비록 휠체어에 타고 있었지만, 제복을 차려입고 공항 곳곳에서 승객들을 안내하는 일을 즐겁게 수행하고 있었다. 목사님은 그들을 보시며 ‘정말 아름다운 광경이며, 우리가 배워야할 일’이라고 말씀하셨다. ‘멕시코 정부나 공항당국의 탁월한 정책이 아닐 수 없다. 우리도 저렇게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셨다.

기념일을 정하고 장애인을 ‘장애우’라고 부르자는 식의 전시행정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들도 우리 사회의 가치를 짊어지고 함께 지켜갈 수 있는 일원으로 인정하고 동등하게 대접해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공공장소마다 그들이 다니는데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하고, 그들도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적절한 일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목사님이 늘 말씀하시듯, 육체의 장애는 결코 장애가 아니기 때문이다. 같은 사회의 구성원으로 함께 살고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 유치원부터 교육해야 한다. 장애인이라 하여 부당한 처우를 당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져야 한다. 우리가 성숙한 민주사회를 꿈꾸고 지향한다면 반드시 이러한 인권존중의 가치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정신을 어릴 때부터 심어줘야 한다.

이번 김수환 추기경의 타계 소식이 우리 국민 모두에게 울려주는 가치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자. 소모적인 분쟁이나 사회적 대결구도로 국민적 에너지를 소진시키는 일은 이제 그만하자. 함께 살아가야할 공동체 구성원으로 서로 연대하고 협력하는 그런 아름다운 민주사회로 가꾸어갈 책무는 우리 모두에게 있다. 많이 보고, 배우고, 실천하는 것이 선진 사회로 가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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