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허수아비는 참새도 안 속는다
마지막 날 아침, 알베르토, 모세, 마누엘 목사 등은 정신이 바짝 들어있었다. 어제 늦장을 부렸다가 혼쭐이 난 터라 바짝 긴장한 모습이었다. 더구나 지난 밤, 폭포수 같은 성령의 역사 가운데 게으른 교회를 질타하시던 하나님의 음성으로 인해 마음이 편치는 않았을 것이다.
이른 아침, 식당에서 만난 목사님의 얼굴은 한숨도 잠을 못 이루신 모습이었다. 여전히 창밖은 구름으로 덮여있었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어제보다 한결 그 두께가 엷어져 도시가 한층 밝게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목사님은 창밖을 보시며 말씀하셨다.
“날이 흐리니 마음까지도 흐린 것 같다. 그러나 오늘은 해가 날 것이다. 나는 오로지 해가 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목회자 세미나는 어제와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오늘은 어제와 사뭇 달랐다. 현장에 도착해보니 모든 준비가 마쳐져 있었다. 알베르토, 모세, 마누엘 목사도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대기하고 있었다. 선교현장에 가서 느끼는 것 중의 하나가 교육의 중요성이다. 한국의 영성세미나에 다녀간 목회자들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우리 일행을 영접하는 자세부터 집회준비태세까지 한국에서 배운 대로 실천하려 애쓴다.
지혜로운 자와 동행하면 지혜를 얻고 미련한 자와 동행하면 미련해질 수밖에 없다. 누구에게 배웠느냐가 참으로 중요한 법이다. 남미 지역을 다니다보면 그들은 게으름이 거의 타성처럼 몸에 배어있다. 오늘 안 되면 내일이다. 되면 다행이고 안 되면 다음 기회라는 식이다. 그러니 무슨 발전이 있을 수 있을까?
그러나 한국에 와서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한 자들은 그동안 자신들에게 무엇이 잘못이었고, 이제 무엇이 바른 길인지 눈을 뜨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성공하려면 성공자를 모방해야 한다고 목사님이 누누이 강조하시는 것이다. 머슴을 살아도 정승집에 살아야 배울 것이 있다는 것이다. 우물 안 개구리로는 결코 밖에 있는 세상을 알래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드디어 하늘이 열리고 태양이 대지를 내리쬐기 시작했다. 얼마 만에 보는 햇빛인가? 정말 가슴마저 다 시원해지는 기분이었다.
목사님은 목회자 세미나를 통하여 목회자가 갖추어야할 제일 덕목으로 철저한 기도생활을 제시하셨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오직 기도입니다. 오늘 나는 이 세미나만을 위해 새벽부터 4시간을 기도하고 나왔습니다. 오늘 기도하면서 구름이 걷히고 해가 나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지금 저 밝은 햇빛은 내 기도의 응답입니다. 기도는 하나님을 움직입니다. 만사를 변화시킵니다. 기도하지 않고 목회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누구도 속일 수 없습니다. 요즘 허수아비는 참새도 속지 않습니다.
내가 하루 기도하지 않으면 내가 알고, 이틀 기도하지 않으면 주위사람들이 알고, 사흘 기도하지 않으면 모두가 알게 됩니다. 왜냐하면 내게서 능력이 나타나지 않을 테니까요. 국가를 위해 기도하세요. 교회를 위하여, 이 지역사회를 위하여 기도하세요. 기도하는 나라나 기업이나 가정은 결코 멸망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기도하는 자와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참석한 많은 목회자들이 눈물로 회개했다. 집회를 위해 준비하며 기도하기보다, 집회에서 나오는 헌금을 어떻게 하는가의 문제로 서로 갑론을박했던 자신들을 깊이 뉘우치는 모습이었다. 목사님은 ‘하나님께서 우리 목회자들의 회개를 기다리고 계셨다’며 ‘이제 이 전쟁은 승리만 남았다’고 크게 기뻐하셨다.
하나님은 뜨거운 태양과 맑은 하늘, 그리고 저녁집회에 소경이 눈을 뜨는 기적으로 응답해주셨다. 하나님의 자비가, 하나님의 위로가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처럼 촉촉이 내려오고 있었다. 모든 영광을 하나님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돌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