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사랑
“품을 맞추자니 재킷의 길이가 길고, 길이를 맞추자니 품이 좀 작은 듯하고….”
매장에서 재킷을 입고는 이리저리 거울을 보고 있는 남편을 보고 아내가 말했다.
“그래, 나 짜리몽땅이다.”
그렇잖아도 옷이 안 맞아 속상한 판인지라 남편은 아내를 흘기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대꾸한다.
“호호…. 누가 그렇대요? 기성복이라 그렇다는 거지요.”
“내 체형이 특수한가봐. 옷을 살 때마다 제대로 딱 맞는 것이 없네. 몸을 길게 늘이던가 해야지, 원.”
“요즘 기성복이 키가 크고 날씬한 사람 체형 위주로 나오는 것 같아요. 당신처럼 대한민국 표준이 옷이 잘 안 맞으니 참.”
“내가 대한민국 표준이라고? 갑자기 수습하려고 하지 마. 이미 맘 상했어.”
이들의 대화를 듣던 점원이 웃으며 다가와 말을 건넨다.
“맘에 드신 옷은 고르셨습니까?”
“이 재킷이 맘에 드는데, 맞는 사이즈가 없네요.”
“아, 그러세요? 저희 매장은 약간의 수선이 가능합니다. 손님은 품 좀 내고, 길이만 좀 줄이면 되겠네요.”
“수선하면 옷 모양새가 괜찮을까요?”
“물론입니다. 기성복은 대중을 상대로 만든 것이라 약간의 수선이 필요합니다.”
점원은 핀으로 수선 부분을 꽂으며 말한다.
“오늘 결제하시고, 이틀 후에 찾으러 오시면 됩니다. 손님 사이즈에 맞게 잘 고쳐놓겠습니다.”
“네, 잘 고쳐주세요.”
부부는 결제를 한 후 가게를 나왔다.
“다음부터는 양복을 맞춰야겠어요.”
아내가 남편에게 말을 건네자 남편이 말했다.
“맞춤이 얼마나 비싼데.”
“그러긴 하지만, 수선이 아니라 처음부터 당신한테 딱 맞는 양복을 입혀드리고 싶어요.”
“그래도 마누라밖에 없구나.”
남편은 아내의 손을 잡고 휘파람을 불며 신이 나서 걸었다.
세상의 사랑은 맞춰가는 것이다. 연인도, 부부도 서로에게 맞추면서 사랑을 나눈다. 사랑에 수선은 필수다. 안 맞는 곳을 줄이고, 늘려가며 맞춰가는 사랑이 세상의 모든 사랑이다. 가끔 맞지 않는 사랑으로 인하여 오해가 생기고, 갈등도 있고, 때론 그것이 문제되어 사랑이 깨지는 수도 있다. 그래서 사랑이 마냥 좋은 것만도, 한없이 행복한 것만도 아니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은 맞춤형 사랑이다. 양복점에서 가슴둘레, 팔 길이, 목둘레까지 다 재어서 양복을 재단하고 가봉까지 하여 몸에 딱 맞고 어울리는 양복을 만드는 것처럼,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의 성격, 체질, 환경, 그리고 믿음의 정도에 맞는 맞춤형 사랑이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맞게 인도하시고, 가르치시고, 품어주시는 사랑이다. 그 분은 우리를 무리로 보시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으로 존중해주시며, 상대해주신다. “왜 너는 다른 사람보다 팔이 기냐?”고 추궁하시지도 않으시며, “남들은 다 맞는 바지 길이가 왜 너에게만 긴 거야? 남들 자랄 때 뭐했니?” 하며 면박주지도 않으신다.
기도로 3년 6개월 동안 닫혀있던 하늘을 문을 연 엘리야가 이세벨의 공갈에 도망하여 로뎀 나무 아래에서 차라리 죽고 싶다고 했을 때, 하나님의 사랑은 어루만지는 사랑이었다. “그깟 여자 소리에 이 모양이야?” 하지 않으셨다. 숯불에 구운 떡과 물 한 병을 챙겨주시는 부드러운 사랑이었다. 맞춤형이다.
그러나 요나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은 날카로웠다. 니느웨로 가지 않고 정반대로 가는 요나를 하나님은 바다에 던지셨으며, 유사 이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물고기의 밥이 되게 하셨다. 그러나 깨닫자 물고기로 하여금 뭍에 그를 토해내게 하셨다. 요나에게 딱 맞는 사랑이었다.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한 베드로, 그와 부활하신 예수님이 다시 상면했다. 그 때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세 번 물으셨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죄책감을 벗겨주며 힘을 주는 맞춤형 사랑을 입히신 것이다.
그 하나님은 오늘도 당신에게 사랑을 입히시길 원하신다. 상처 입은 당신에게 위로자로, 길을 잃은 당신에게 인도자로, 병든 당신에게 치료자로, 패배한 당신에게 승리자로, 외로운 당신에게 친구로, 가난한 당신에게 부유자로 다가와 사랑을 주기 원하신다. 그리고 당신이 가지 말아야 할 길을 갈 때,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할 때, 그 분은 엄한 사랑으로 다가오신다. 회초리를 들고. 때리시는 것도 사랑이기 때문이다. 옷이 무조건 크다고, 두껍다고 좋은 것이 아니니까.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그 사랑이 우리에게 꼭 맞는 분량으로 지금 임하고 있으니 감사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