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일과 중요한 일
“얘야, 이리와 봐.”
엄마가 부르자 아이가 거실로 나왔다.
“아빠한테 전화가 왔는데, 깜박 잊고 중요한 서류를 안 가져가셨다는구나. 아빠에게 이 서류를 좀 가져다 드려야 할 것 같은데. 엄마는 지금 중요한 전화를 기다리고 있어서 집을 비우기가 그렇구나.”
“엄마, 저도 지금 급한 일이 있어요. 친구랑 영화 보러 가기로 했거든요. 막 나가려던 참이었어요. 지금 나가야 영화 시간에 맞출 수가 있어요.”
아이의 말에 엄마는 안색이 변했다.
“그게 급한 일이야? 아빠한테 이 서류 가져다주는 것보다? 아빠는 이 서류가 없으면 오늘 회의를 못하는데, 영화 때문에 못 가겠다는 거야?”
엄마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아이는 조금 놀란 듯하다.
“아니, 그게 아니라 제 약속시간도 급하다는 거죠. 퀵 서비스를 부르면 안 될까요?”
“안 돼. 네가 가져다 드려. 이건 엄마 명령이야. 네 약속을 하찮은 것이라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네가 지금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잘 모르는 것 같아서 더욱 안 돼.”
아이는 툴툴 거리며 옷을 갈아입고 나온다. 아이에게 서류를 들려주면서 엄마는 말한다.
“영화는 다음 시간대에 봐도 되잖아. 오늘 못 보면 내일 봐도 되고. 하지만 아빠는 이 서류가 없으면 회의 진행을 못하시잖니. 친구에게 전화해서 시간조절을 해. 그렇게 입 내밀지 말고.”
“알았어요. 다녀올게요. 아빠께 이것 드리고 바로 친구 만나러 가니까 오늘 조금 늦을지 몰라요. 오늘 그 영화가 끝나는 날이라 꼭 봐야 하니까요. 늦게 라도 보고 올게요.”
“그래, 너무 늦으면 전화해.”
사람들은 급한 일과 중요한 일을 혼동할 때가 있다. 급한 일이 중요한 일로 여겨지는데, 사실 급한 일이 다 중요한 일은 아니다. 급한 것 같지만 잘 생각해보면 급해서 중요한 것이 아니라 괜히 서두르는 일들이 있다.
마태복음 8장에 나오는 일이다. 예수의 제자 중의 하나가 자신의 부친이 죽어 장사하러 간다고 하자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죽은 자들로 저희 죽은 자를 장사하게 하고 너는 나를 좇으라”(마8:22). 제자에게는 부친의 장례를 치르는 일이 급했다. 그러나 주님은 그것은 급한 일일 뿐, 중요한 일은 아니라고 하시며, 자신을 좇는 일에 중점을 두셨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은 생명과 직결되는 것이라 지상의 어떠한 일도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없다는 뜻이다.
또 누가복음 10장에는 마르다와 마리아의 이야기가 나온다. 예수님을 맞느라 분주하고 급한 마르다가 주님께 동생 마리아를 이른다. “주여 내 동생이 나 혼자 일하게 두는 것을 생각지 아니하시나이까 저를 명하사 나를 도와주라 하소서.” 그러자 주님이 뭐라고 하셨는가? “마르다야 마르다야 네가 많은 일로 염려하고 근심하나 그러나 몇 가지만 하든지 혹 한 가지만이라도 족하니라 마리아는 이 좋은 편을 택하였으니 빼앗기지 아니하리라”(눅10:41~42).
이 말은 마르다가 예수님을 맞이하기 위해 분주한 것이 마리아가 말씀 듣는 것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급한 것과 중요한 것을 주님이 갈라주신 것이다.
그 주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6:33). 세상을 살다보면 급하게 해야 할 일들이 많다. 친구도 만나야하고, 돈도 벌어야 하고, 공부도 해야 하고, 연애도 하고…. 그러나 그것보다 먼저 주님은 중요한 일,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고 하신다.
큰 항아리에 돌을 가득 채우는 방법은 큰 돌부터 채워야 가능하다. 큰 돌을 먼저 채우고 작은 돌을 넣으면 사이사이 작은 돌이 들어가지만, 작은 돌을 채우고 큰 돌을 넣으려면 절대 넣을 수 없다. 동일하다. 크고 중요한 일을 먼저 해야 작은 일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은 분명히 그의 나라를 확장하는 일이고, 하나님의 의를 성취하는 일이다. 그러면 하나님이 급한 일, 작은 돌을 다 채워주시는 것이다.
급한 것은 시간적인 개념이지만, 중요한 것은 질적인 개념이다. 단숨에 홍해를 가르신 하나님, 바람 한 번으로 메추라기를 떼로 몬 하나님은 우리에게 시간적인 개념을 버리라고 하신다. 먼저 중요한 일을 하면 시간은 내가 벌어준다고 하시는 것이다.
사람들은 바빠서 교회에 갈 시간이 없다고 한다. 정말 주의 일을 하고 싶은데 너무 급한 일이 많아서 못한다고 한다. 급한 일만 하고 살다 중요한 일을 놓치는 불쌍한 인간들이다.
당신은 어떤가? 급한 일로 달려가는가? 중요한 일로 달려가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