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옮았어요!
“박 대리, 감기 걸렸어?”
아침부터 박 대리가 계속 기침을 해대자 김 과장이 걱정스레 말을 건넨다.
“그런가 봐요, 며칠 전부터 목이 계속 간질간질 하더니, 오늘은 기침이 계속 나네요.”
“요즘 환절기라 감기 조심해야 돼. 아침저녁으로는 날씨가 쌀쌀하잖아. 병원을 가든가, 약을 먹어. 감기라고 우습게보지 말고.”
“네, 그럴게요.”
박 대리는 대화중에도 계속 기침을 해댄다.
오후쯤 되자 박 대리 옆에 앉은 미스 김이 기침을 해댄다.
“감긴가? 왜 갑자기 기침이 이렇게 나지? 머리도 좀 아프고.”
“감기 맞네. 박 대리한테 옮은 거 아냐?”
김 과장이 웃으며 말한다.
“정말 나한테 옮았나보다. 내가 죈 종일 기침을 해대니 옮았을 수도 있겠다. 어쩌냐?”
“뭐 어쩌겠어요. 박 대리님이 병원비 내셔야죠.”
미스 김이 농담을 던진다.
“그러게, 아무래도 병원비 내야할 거 같네. 그럼 우리 퇴근 후에 손잡고 병원에 같이 갈까? 저녁도 쏠게.”
“뭐야! 감기를 핑계 삼아서 둘이 데이트 하겠다는 거야?”
김 과장이 짓궂게 대화에 끼어든다.
“이럴 때는 그냥 못 들은 체 해주세요. 그래야 저도 장가 좀 가죠.”
“그럴 수 없지. 우리 순진한 미스 김은 내가 보호해야지, 내가 안하면 누가 보호해. 그러니 아무래도 헛기침이라도 하고 따라가야겠어. 셋이 손잡고 병원 가자고. 하하하….”
김 과장은 헛기침을 해대며 너스레를 떤다.
“이왕 같이 병원 가실 거 기침도 하셔야죠. 제가 제대로 감기 옮겨드릴 테니까 제 옆으로 오세요. 팍팍 옮겨드릴게요.”
“아이고 겁난다, 겁나. 하하하….”
예전에는 나병이라고 불린 한샘병에 걸리면 격리수용했었다. 레위기 13, 14장에도 나병 환자에 대해 격리할 것을 말씀하고 있다. 전염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감염 경로가 확실치는 않지만, 가까이 있으면 전염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감기 걸린 사람과 함께 있으면 감기 걸리고, 눈병 걸린 사람과 함께 있으면 눈병 걸린다. 또 옆에서 하품하면 나도 모르게 하품하게 된다. 전염된 것이다.
전염되는 것이 어디 이것뿐이랴. 요즘 아이들까지 하는 말이 있다. “불경기라 그래.” 애들이 불경기가 뭔지 알까 만은 어른들 하는 말을 듣고 자기네들도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사람은 곁에 있는 사람에 의해 전염될 수 있다. 말과 행동 그리고 사고까지 전염되어 비슷해지고, 더는 같아진다. 그래서 전혀 다른 사람이 만나 부부가 되어 오래 살다보면 생각과 모습이 닮아가는 것이다. 아나니아와 삽비라를 보자. 그들이 입을 맞추지도 않았는데 똑같이 베드로 앞에서 거짓말을 하지 않던가.
전염이라는 말의 뉘앙스는 별로 달갑지 않게 들린다. 그러나 좋은 전염, 기분 좋은 전염도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웃음이다. 옆에 있는 사람이 웃으면 나도 모르게 웃게 된다. 이유도 모르면서, 왜 웃는지도 모르면서 “왜 그래?” 하면서 웃는다. 행복도 전염된다. 행복을 전하는 바이러스가 분명 있다.
감기가 바이러스에 의해 전염되듯 행복도 바이러스에 의해 전염된다. 행복한 사람과 있으면 나도 행복을 느낀다. 그리고 성공도 전염된다. 그래서 머슴을 살아도 정승집에서 살라고 하는 것이다. 성공한 사람에게서 성공의 바이러스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은 환경이 좋아야 하고, 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엘리야를 따라다닌 엘리사가 엘리야보다 갑절의 영감과 능력을 얻음은 그에게서 배우고 전염되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내 모습을 보고 싶은가? 지금의 나를 객관적으로 살피고 싶은가? 그렇다면 당신과 함께 있는 사람의 모습을 봐라. 그 사람이 생각이 당신의 생각이며, 당신과 동행하고 있는 사람의 말투가 당신의 말투다. 당신과 함께 있는 사람도 자신의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하거든 ‘나를 보라’고 해주면 된다. 내 모습이 그 사람의 모습일 테니.
주님은 우리가 당신과 함께 하기를 원하신다. 평생을 동행하기 원하신다. 왜냐하면 주님과 동행하면 주님을 닮게 되고, 주님을 배우고, 주님과 하나되기 때문이다. 주님이 그러셨던 것처럼 우리가 세상에서 승리하고, 악에서 승리하고, 죄에서 승리하여 평안 가운데, 사랑 가운데 거하기를 원하시는 것이다. 또한 주님처럼 능력을 받아 귀신을 쫓아 병들지 말고, 가난하지 말고, 망하지 말라는 것이다.
당신은 지금 누구와 함께 하고 있는가? 누구와 동행하고 있는가?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나를 믿는 자는 나의 하는 일을 저도 할 것이요 또한 이보다 큰 것도 하리니 이는 내가 아버지께로 감이니라”(요1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