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대로 가는 거야!
“아휴, 저 남자 왜 저래?”
드라마를 보고 있던 아내가 흥분해서 어쩔 줄 모른다.
“왜 드라마를 보면서 흥분하고 그래? 저건 드라마라고.”
“아니, 저 싸가지 없는 남자를 두고 어떻게 흥분을 안 해요? 참나, 자기 아내에게 어떻게 저럴 수 있어요? 아무리 정이 없다고 해도 그렇지, 애들 엄만데 저렇게 까지 심하게 굴 수가 있어요?”
아내는 마치 드라마가 현실인 듯 열을 내고 있다. 텔레비전에서 눈도 돌리지 않고.
“여보, 정말 흥 깨는 말 안하고 싶지만, 저 남자를 욕할 건 없어. 저 남자는 작가가 써 준 대본대로 연기하는 것뿐이거든. 그러니 저 탤런트를 파렴치한처럼 말하지 말라고.”
“아는데, 욕이 절로 나오자나. 여보, 그런데 이 드라마, 어떻게 결론이 날까? 나는 저 남자가 내연의 여자한테 차였으면 좋겠어. 그래서 오갈 데 없이 되어서 아내에게 돌아오지만 아내는 벌써 멋진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되어 있는 거야. 그러면 속이 시원할 것 같아요.”
드라마가 끝나자 아내는 못내 아쉬운 듯하다.
“당신이 아예 극본을 쓰지 그래? 요새 인터넷에 들어가면 가본들을 써서 올린다고 하던데 당신도 그렇게 한 번 써봐.”
“내가 글을 쓸 줄 알아야지. 그냥 당신한테나 말하는 거지. 그래도 당신한테 말하고 나니까 좀 낫네. 내일까지 궁금해서 어떻게 참지? 암튼 재밌는 드라마야. 근데 여보, 이 드라마 작가는 어떻게 대본을 쓸까? 참 대단한 것 같아요. 극 설정도 그렇고, 대사 한 마디 한 마디를 다 고민하고 쓸 거 아녜요?”
“그렇지, 근데 여보, 당신도 작가야. 당신도 대본을 쓰고 있다고.”
“내가요? 내가 무슨 대본을 써요?”
“우리 인생을 한 편의 드라마라고 생각하면 우리는 주인공일 뿐 아니라 우리 인생의 대본을 직접 쓰는 작가지.”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요. 알아듣기 쉽게 말해 봐요.”
“우리 인생은 우리가 만들어 가는 거야. 어떻게 만드느냐 하면 우리가 말로 대본을 쓰지. 음~ 예를 들면 ‘오늘 시장에 가서 반찬도 좀 사고 애들 옷도 사야지.’ 하고 당신이 말로 대본을 먼저 쓰지.
그러고 나면 당신은 시장을 가고 반찬과 아이들 옷을 사게 된다는 거지. 다시 말해볼까? 당신이 ‘이것은 불가능하네.’ 라고 대본을 써버리면 그것은 대본대로 불가능하게 된다는 거지. 내 말이 이해가 가나?”
“오호? 정말 말 되네. 대본대로 드라마가 가는 것처럼 인생도 우리가 쓰는 대본대로 가는 거네요?”
“그렇지. 작가가 드라마를 슬프게 쓰려고 작정하면 슬픈 드라마가 탄생하는 것이고, 액션물로 만들려고 하면 액션물이 되는 것처럼,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야. 우리가 생각하고 말하는 대로 그대로 가게 되어 있다는 거야.
‘오늘 잘 될 거야.’ 하고 대본을 쓰면 기쁘고 즐거운 일들이 대본대로 전개되는 거야. 그러나 ‘오늘 우울하네.’ 하고 대본을 쓰면 기쁜 일이 찾아왔다가도 대본에 없으니 쫓겨나가고 결국 우울하게 된다는 거지. 그러니 어떤 대본을 써야 할지,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생각해봐야 하지 않겠어?”
“여보, 우리 모처럼 심오한 말을 했네요. 그럼 앞으로 우리 인생은 희극으로 써가요. 즐겁고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으로 그려요. 뭐 글로 쓰는 것도 아닌데, 말로 그것도 못하겠어요?”
“그렇지, 그러면 이렇게 심오한 말을 해준 남편을 위해 맛있는 것 좀 만들어보지? 귀찮다 그러지 말고, 그러면 정말 귀찮아지거든.”
“항상 결론이 중요하다니까. 알았어요. 나는 뭐든 잘하니까 해보죠.”
“역시 바로 깨닫는군. 하하….”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다. 그 드라마의 주인공은 물론 나다. 그런데 그 대본을 쓰는 작자도 바로 나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래서 야고보 사도는 ‘말이 능히 온 몸을 굴레 씌운다’고 했다. 말로 쓰는 대본대로 인생이 좌지우지 된다는 것이다. 시편 기자는 45편에 ‘내 혀는 필객의 붓과 같다’고 했다. 필객이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글이 달라지듯, 내 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당신은 지금 어떤 말을 하고 있는가? 당신은 지금 어떤 대본을 쓰고 있는가?
드라마가 대본을 초월할 수 없듯, 인생도 우리의 말이나 생각을 초월할 수 없다. 그러니 말을 가려함이 마땅하지 않을까? 긍정적인 말, 적극적인 말, 아름다운 말을 해야 하지 않을까?
인생이 암울한가? 당신의 대본을 들여다보라. 필경은 온통 암울한 말로 쓰여 있을 것이다. 이제 그 대본을 찢어버리고 다시 써라. 화사한 말로, 아름답고 기쁨이 충만한 대본으로 다시 써라. 그러면 당신의 인생은 화사하게 될 것이고, 아름답게 될 것이고, 기쁨이 넘쳐 나는 인생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