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목사님의 제자입니다
잘 기른 딸, 열 아들 부럽지 않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이 꼭 자녀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이번 꼬수멜(Cozumel) 집회에 만난 마르가리따(Margarita) 목사가 아주 좋은 예이다.
우리는 꼬수멜로 찾아온 마르가리따 목사를 숙소에서 만났다. 그녀는 지난 깐꾼(Cancun) 집회에서 큰 은혜를 받고 한국의 영성세미나에까지 참석했었다.
꼬수멜 집회를 마치고 귀로에 들리게 될 쁠라쟈델까르멘(Playa del Carmen)에서 사업과 목회를 병행하고 있는 그녀는 목사님과 우리 일행을 대접하기 위해 스케줄까지 완벽하게 작성하여 목사님께 보여드리기까지 하였다. 집회 마지막 날 밤, 그녀는 환자들을 데리고 집회에 참석하였다. 자기 성도들 중에 병으로 고생하는 자들을 데리고 와 목사님께 안수를 받도록 하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 성도들을 데려다 주느라 다시 그 밤에 배를 타고 섬을 떠났다.
그런데 이튿날 아침, 우리가 꼬수멜을 떠나기 위해 항구에서 배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녀의 모습이 다시 보였다. 어찌된 일인가 물었더니 간밤에 집회가 끝난 후 성도들을 데리고 섬을 떠나 집에 도착하니 새벽 5시란다. 눈 붙일 사이도 없이 다시 준비하고 목사님을 모시러 다시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오는 길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배에 오르는 순간부터 도착할 때까지 목사님 옆에서 시중을 들었다. 항구에 도착하니 마르가리따의 성도들이 꽃다발과 물수건을 들고 나와 우리를 맞아주었다.
그들의 모습이 에메랄드빛 까르멘 해변처럼 해맑게 빛나고 있었다. 그들 중에는 한국에 다녀갔던 자들도 있었다. 배를 타려고 길게 줄서있는 관광객들 사이를 지나 차에 올랐다. 헤라르도(Gerardo) 목사와 헤르손(Gerson)은 공항에서 뵙겠다며 일단 집으로 돌아갔다.
마르가리따는 먼저 우리를 내년 집회가 열릴 장소로 데려갔다. 대형 야구장이었다. 야외집회 장소로는 야구장 이상이 없다. 일단 조명이 확실하게 설치되어있기 때문에 추가비용이 들지 않는다.
또한 잔디가 외야 쪽에만 깔려있기 때문에 단상을 설치하고도 내야 쪽에 얼마든지 회중이 자리 잡을 수 있다. 축구장은 잔디보호를 이유로 그라운드 진입을 불허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야외집회 장소로 불리한 경우가 많다. 목사님은 마르가리따 목사 및 일행들과 함께 두 손을 들고 기도하시며 그 장소를 축복하셨다. 너무나 준비를 잘하고 있는 그녀를 보며 목사님은 거듭 칭찬하셨다.
“이야, 여자가 남자들보다 훨씬 낫구나. 그럼! 일은 이렇게 하는 것이야.”
이에 마르가리따는 아주 당당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저는 분명히 목사님의 제자입니다. 목사님께 배운 대로 하려고 합니다.”
그녀는 겉만 여자지 일을 추진하는 모습을 보면 웬만한 남자 이상이다. 먼저 자신의 사업장으로 우리를 인도하고 목사님께 기도를 받았다. 또한 한 건물에 입주한 성도들의 가게에도 들러 축복 기도를 해주십사 간청하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또한 선물도 잊지 않았다. 성도들을 들어 목사님을 대접하는 방법이 역시 한국에서 배운 대로였다. 그들은 한국에 와서 목사님께 약속한 걸 잊지 않고 멋진 양복을 선물하기도 하였다.
마르가리따의 대접은 지극정성이었다. 숙소까지 제공할 뿐만 아니라 교회 집사들과 함께 숙소에 들어와 지근거리에서 목사님을 모시는 것이었다.
그날 밤, 마르가리따와 까롤리나(Caro-lina), 헤수쓰 집사와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목사님은 그 자리에서 마르가리따에게 말했다.
“마르가리따, 내 말을 듣겠는가?”
“물론이죠. 저는 목사님의 제자입니다. 말씀만 하세요.”
“마르가리따는 지혜롭고 남자 이상으로 담대하고 능력도 출중하다. 그러나 한 가지 고칠 것이 있다.”
마르가리따는 눈을 크게 뜨고 귀를 쫑긋 세우며 목사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였다.
“지도자는 모범이 되어야 하고 스스로를 다듬어 존경을 받도록 해야 한다.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으면서 왜 스스로의 격을 떨어뜨리는가? 머리를 좀 올리고 귀걸이, 목걸이를 떼어 내라. 그러면 훨씬 더 중후하고 기품 있어 보일 것이다.”
하며 목사님은 그녀의 머리를 위로 쓸어 올리시며 좌중에 의견을 물었다.
가장 먼저 헤수쓰 집사가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자신이 섬기는 목사라 그동안 말을 못해왔다는 것이다.
마르가리따는 보통 모자를 눌러쓰고 캐주얼 복장으로 잘 다녔다. 목사님은 그녀에게 이제부터 정장을 입고 단정하게 꾸미라고 권면하셨다. 마르가리따는 크게 깨달으며 기꺼이 그렇게 하겠노라고 말했다. 마치 ‘나는 말 잘 듣는 제자랍니다.’ 하는 표정으로 목사님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길이 참으로 정겨웠다.
가르침을 받고 깨달으며 변화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우리 주님도 우리가 날마다 이렇게 깨닫고 변화되기를 바라고 계신다. 저 천국에 넉넉히 들어가는 자녀로 성화되어가기를 말이다.
우리도 마르가리따처럼 당당히 ‘하나님의 자녀요, 예수님의 제자요’ 라고 말할 수 있도록 주의 말씀을 깨닫고 순종하고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자. 그것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