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글씨 크기 보통16
411호 목차 › 교단소식

신년사

411호 · 2007-01-11

내 땅을 기름지게 하자

내 육체, 내 영혼, 내 가정, 내 교회, 내 나라가 먼저

기름져야 한다 그래야 남에게 줄 수 있다

송구영신 예배에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신년 메시지는 ‘내 땅을 기름지게 하자’ 였다. 어떻게 보면 참 이기적인 말처럼 들린다. 나부터 먹어 배불리고, 나부터 입어 따뜻하게 하고, 나부터 만족하고, 나부터 행복하고, 나부터 구원받으란다. 남보다 나 자신부터 사랑하란다. 그런데 그 말씀을 잘 되새기면, 이는 이기주의를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옛말에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있어야 인심이 후해져 남에게 줄 수 있다는 말이다.

당장 나 먹기도 힘들면 어떻게 남을 줄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내 식구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데 남의 집 쌀독을 걱정할 수 있단 말인가. 내가 있어야 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내가 단벌신사라면 어떻게 남을 입힐 수 있겠는가. 그럼 나는 벗고 다니란 말인가.

옷 이야기를 하자니 기도원에서 있었던 재밌는 일이 생각난다. 지난 주 신년 기도원 집회 첫날, 저녁예배 후 총회장 목사님은 그곳에 참석했던 모든 교역자들과 장로님들과 식당에서 떡국을 먹자고 하셨다.

그곳에서 목사님은 2시간에 걸쳐 설교를 하셨다. 1부 설교는 본당에서, 2부는 식당에서 하신 셈이다. 그런데 부산교회를 담당하고 있는 이구원 목사는 외투를 입지 않은 채 양복차림으로 그 자리에 참석했다. 총회장 목사님에 대한 예의였을 것이다. 그런데 식당이 얼마나 추운지, 한 밤 중인데다 산속이니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황소바람이다. 이구원 목사가 내 옆에 앉았는데 추워서 달달 떤다. 얼굴을 보니 파랗게 질려 있다. 2시간가량 설교를 들었으니….

나도 외투는 입었지만 아랫도리 속내의를 안 입었더니 아랫도리가 책상 밑에서 발발 떨린다. 그래도 이구원 목사의 파랗게 질린 얼굴을 보니 외투를 벗어줘야 할 것 같았다. 벗어줄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데, 구원의 메시지가 내 속에서 울려 나왔다. “내 땅을 기름지게 하라.” 모두 마치고 방에 와서 이를 실토하고 미안했다고 말하니 “나는 별로 안 추웠어.” 하며 바지를 벗어 두툼한 속내의를 보여 주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내가 막 웃었다.

사실 가만히 인생을 살펴보면 내 땅을 기름지게 하는 것이 이기적인 것이 아니고 그것이야 말로 남을 사랑할 수 있는 기초가 됨을 깨닫는다. 내가 만족하지 못하면 남을 만족하게 할 수 없다. 내가 기쁘지 않으면 기쁨을 줄 수 없고, 내가 행복하지 못하면 남을 행복하게 할 수 없다. 내가 구원받지 못하고 남을 구원할 수 없다. 내가 있어야 남을 생각하게 되는 것은 보편적 진리다. 사도 바울도 우리에게 유여한 것 즉, 여유가 있을 때 남을 도우라고 권면하고 있다.

“이제 너희의 유여한 것으로 저희 부족한 것을 보충함은 후에 저희 유여한 것으로 너희 부족한 것을 보충하여 평균하게 하려 함이라”(고후8:14). 주님도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마22:39)고 하셨다. 먼저 네 몸을 사랑하라는 것이다. 또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얻으리라’(행16:31)라고도 하셨는데, 이 말씀도 예수를 믿으면 너부터 구원을 받고, 그 다음이 네 집이요, 그리고 이웃이라는 것이다. 가끔 자기 집은 엉망인데 남의 집 심방은 열심히 다니는 성도들을 본다.

주부가 가정을 돌보지 않아 가족들이 ‘예수 안 믿는다’고 하는 경우를 본다. 그건 아니다. 그건 잘못된 것이다. 내가 영적으로나 혼적으로나 육적으로 기름진 사람이 되어야 나로 인하여 내 가족이 구원에 이르게 되고, 후에 나가 이웃을 기름지게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빛과 소금이 되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을 다시 들어보자.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행1:8). 이 말씀 역시 예루살렘과 유대가 먼저임을 말씀하고 계신다.

내게 기름이 넘쳐야 남도 기름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남에게 줄 만큼 복을 받고, 남을 구원할 만큼 구원의 확신으로 가득하라.

“나를 기름지게 하라”는 신년 메시지는 많은 비밀과 축복을 함축하고 있는 말씀이다. 그리고 총회장 목사님의 간절한 마음이 묻어있는 듯하여 가슴이 저리다. 우리 성도들이 복받고 형통하기를 바라는 우리 목사님의 사랑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신앙에도, 인생에도 성공하여 남에게 주며 살기를 바라는 우리 목사님의 마음이 신년메시지에 다 숨어 있다.

제발 그렇게 되자. 그런데 기름지게 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많이 기도하고, 많이 공부하고, 부지런히 갈고 닦아야 한다. 기름진 땅을 봐라. 그냥 땅이 좋아서 기름진 것이 아니라 농부가 땅을 갈고, 거름을 줘서 기름지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 영.혼.육이 기름지려면 우리도 땅을 뒤엎듯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고, 거름을 줘야한다. 기도로 사람의 생각을 하나님의 생각으로 전환하고, 말씀을 읽어 신앙에 거름을 줘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기름질 수 있다.

2008년, 사랑하는 예루살렘교단 산하 모든 주의 종들과 성도들에게 이 말씀을 이루되 백배로 이루어지는 한 해가 되길 주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한다.

서울교회 담임 이시대 목사

411호 다른 글

커버스토리
Text 주일설교
옹달샘
지혜의 말씀
귀를 기울이세요
Cartoon
붕우칼럼
나눔의 지혜
잠언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