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손바닥으로 태양을 가릴까
과테말라 집회는 그 어느 때보다 기도의 위력을 절감하게 한 시간이었다. 우리는 과테말라 집회를 마치고 과테말라 이민국을 지나 멕시코 국경을 넘을 때 새삼 깨닫게 된 것이 있었다. 멕시코 이민국 사무실 벽에 쓰여 있는 경고문이 눈에 들어왔다. ‘No Gun(총은 소지할 수 없다.)’ 멕시코 이민국 경찰들은 통과하는 차량마다 이 잡듯이 조사했다.
우리는 비행시간을 고려하여 출발은 했지만 저렇게 짐들을 다 조사하다가는 늦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이 선교사가 기지를 발휘했다. 멕시코 국경에서 과테말라 쪽을 바라보면 목사님의 과테말라 집회 대형광고탑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이 선교사는 광고탑을 가리키며 목사님에 대해 설명했다. 그리고 목사님의 책자, ‘의욕을 상실한 자에게서 지휘봉을 뺏어라’를 꺼내 읽어보라고 권하자, 그들은 깊은 관심을 보이며 목사님의 사인을 원했다.
그것으로 검사는 끝이었다. 공항으로 향하며 목사님이 말씀하셨다.
“있을 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과테말라는 정말 위험한 곳이었다.”
미국처럼 법이 엄격한 사회에서도 총기사고가 빈발하여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판에 과테말라 같은 후진국에 총기가 자유롭게 유통되고 있으니 얼마나 사고가 빈발할까 생각해 보니 목사님의 말씀이 실감되었다. 이런 곳에서 아무런 사고 없이 성공적인 집회를 마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합심으로 기도해준 모든 성도님들께 주의 이름으로 감사할 뿐이다.
과테말라를 떠나기 전, 우리는 정 집사 모자(母子)로부터 참으로 정성스런 대접을 받았다. 목사님이 철산리에서 처음 목회를 시작할 무렵부터 교회에 나오던 정 집사가 아들과 함께 한국 음식들을 바리바리 싸가지고 찾아와 손수 밥을 지어 대접한 것이다. 과테말라에서 사업으로도 성공하여 종업원 1,000명 이상을 거느리는 사장이 되었다고 한다. 식사를 마치고 그들이 돌아가기 전, 목사님은 주일예배를 드리자고 말씀하셨다. 후안 가족을 비롯한 모든 종업원들, 정 집사 모자, 그리고 우리 일행과 함께 조촐한 예배를 드렸다.
목사님은 설교를 통해 ‘잘못된 말은 비수처럼 상처를 내는 무기’라며 서로에게 아름다운 말로 사랑을 전하고 서로 격려하며 살자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설교 끝에 ‘사람들은 거짓말로 속이려 하지만 거짓말은 마치 아침에 돋는 태양에 모든 어둠이 순식간에 사라지듯 금방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말씀을 하셨다. 하나님이 얼마나 정확하시고 예리하신 분인지 곧 깨닫게 되었다.
예배를 마치고 정 집사 모자와 아쉬운 작별을 고한 뒤 후안과 노예 목사가 목사님을 찾아왔는데, 노예 목사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이번 집회를 위해 그동안 멕시코와 과테말라를 오가며 중계 역할을 해온 목사가 있었다. 그런데 그가 후안으로부터 수고비 명목으로 10,000달러, 노예 목사에게 5,000달러를 받아갔다는 것이다. 그리고 집회 헌금의 50%를 달라는 말까지 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은 드러나지 않을 줄 알고 스스로 속는 것이다. 그런데 목사님이 세미나를 통해 ‘나는 돈을 받는 목사가 아니다.’라고 말씀하신 것을 후안과 노예 목사가 들었고, 의심이 가기 시작했는데, 주일설교를 통해 ‘거짓말은 금방 드러난다.’고 말씀하시자 그들 모두 무릎을 치며 놀랐다고 한다. 사실 목사님은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계셨는데 하나님이 말씀을 통해 다 드러내신 것이다.
목사님은 울분을 토하는 노예 목사를 다독거리시며 ‘나를 데려오는데 15,000달러를 썼다고 생각하고 이제 앞으로 그 이상 수백 배 더 하나님께로부터 받으면 되지 않느냐’고 위로해주셨다.
하나님은 사람을 정직하게 지으셨건만 사람들이 꾀를 부린다. 해 아래 드러나지 않는 것이 없다. 잠시잠깐이면 드러날 일을 가지고 손바닥으로 태양을 가린다고 그 빛이 가려지겠는가.
눈 가리고 아웅 하지 말자. 하나님 앞에 순수하게, 솔직하게, 당당하게 살면 얼마나 멋진가. 목사님이 늘 말씀하시듯, 정직하고 분명하면 떳떳하고 당당하지 않겠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