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아니면 안 돼!
목회 초기에 반주를 해주던 사람이 어느 날 내게 이런 주문을 했다. “목사님, 제가 반주를 시작한 후에 찬송을 부르세요. 먼저 부르시지 말고요.” 나는 그의 말을 듣고 사실 기가 막혔다. “아니, 목사가 설교를 하다 감동 따라 찬송을 부르면 반주가 따라와야지, 내가 꼭 반주를 듣고 시작해야 하는 건가?” 그는 반주도 잘하고, 찬송도 잘하는 능력 있는 자였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 큰 맹점이 있었으니, 그것은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잘못된 사고였다. 지금 그는 떠났다. 그렇다고 우리 교회가 그가 없어서 무반주로 찬양을 하고 있는가? 아니다. 더 좋은 반주자가 내 곁에 있다.
오래 전에 한 꿈을 꾸었다. 예수님과 둘러앉아 회의를 하는데, 내가 집회로 너무 지쳐서 예수님께 “피곤해서 좀 누워있을 게요.” 했더니, 예수님이 대뜸 벌떡 일어나시며 “그래? 쉬어라. 너 아니면 사람이 없냐?”고 하시는 것 아닙니까? 놀란 제가 좇아 일어나며 “아닙니다. 회의에 참석하겠습니다.”라고 했던 꿈이 기억난다.
유능하다고 인정된 자들이나 능력자들이 범하기 쉬운 오류가 이것이다. ‘나 아니면 안 돼!’ 세상은 그럴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일에는 절대 이것이 통하지 않는다. 하나님은 내가 안 하면 다른 사람을 통해서 일하시고, 정말 사람이 없다면 뼈에 살을 붙여서라도 일을 이루신다.
그러니 오해하지 말자. 하나님이 내게 하나님의 일을 맡기신 것은 내게 상급 쌓을 기회를 주시기 위한 배려이지, 내가 잘나서도, 나 밖에 그 일을 할 사람이 없어서도 아니다. 그러니 맡은 자리에서 겸손히 최선을 다해 일하자. 빼앗긴 후에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