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촌
아들아,
아비가 어릴 때는 이웃집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 까지도 알았단다. 어느 한 집에 애경사가 있으면 온 동네가 하나 되어 슬픔을 나누고 기쁨을 함께 하곤 했지. 모두들 마치 자기 일처럼, 자기 가족 일처럼 몸을 사리지 않고 서로 도왔단다. 돌이켜보니 그 때가 정말 아름다운 시절이었던 같구나.
그런데 요즘은 어떠니? 바로 옆집에 누가 사는지, 언제 이사를 가고 오는지 조차 알지 못하잖니? 얼마 전에 한 예비 대학생이 죽은 지 며칠이 지나서야 발견된 일이 있었지. 다세대주택이라 벽 하나 사이로 이웃이 있었는데도 서로 몰랐던 거야. 왕래가 없었기 때문 아니겠니? 진짜 삭막한 이야기가 아니냐?
옛말에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있단다. 그 말은 곧 잠언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보면 틀림없다. 잠언에는 분명히 ‘가까운 이웃이 먼 형제보다 나으니라’고 말씀하셨다. 아비는 전적으로 옳은 말씀이라고 생각된다. 화급을 다투는 일이 생겼을 때 멀리 있는 형제가 무슨 소용이겠니? 차라리 가까이 있는 이웃이라면 도움을 청할 때 바로 달려와 도와줄 수 있지 않겠니?
너는 이웃과의 관계가 어떠하니? 잠언에는 ‘지혜 없는 자는 그 이웃을 멸시하나 명철한 자는 잠잠하느니라’고 기록되어 있다. 네가 이웃과의 담을 헐고 마음을 열고 산다면 분명 형제 이상의 관계가 될 거다. 또 예수님 말씀처럼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한다면 그 이웃도 자기 몸을 사랑하듯 너를 사랑할 것이고, 그러면 네가 객지에서 덜 외롭고 덜 힘들 거라고 생각한다.
아들아,
세상은 혼자 살 수 없단다. 사람 인(人)자를 잘 봐라. 이것은 사람은 서로 기대어 살아야 함을 뜻한단다. 홀로 있으면 넘어지게 되지. 이웃이 별 것 아닌 듯해도 정말 급할 때는 먼 형제보다 가깝다는 것을 알아라.
오늘 네 이웃에 작은 케이크라도 들고 찾아가 인사를 나누려무나. 아마 굉장히 반가워할 거다. 이사를 하면 떡을 들고 찾아간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로 말문을 열어봐라.
이웃과 서로 각별한 사이가 된다면 삼천리 반도가 다 각별한 이웃이 되지 않겠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