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접자
21년 목회 생활을 하면서 하나 얻은 지혜가 있다면 어떤 일이 안 될 때는 그것을 잠시 접는다는 것이다. 세계 70여 개국과 국내 수많은 지교회에서 일어난 모든 일의 최종 결정권자인 나에게 있어 일이 꼬이고 안 풀릴 때는 그 일에 휘감겨 정말 너무 힘들었다.
경험이나 지혜가 부족했던 초창기에는 그 일이 마무리될 때까지 다른 일들을 전혀 하지 못했었다. 그러다보니 힘은 힘대로 빠지고 다른 일들마저 엉켜 뒤죽박죽이 되었다. 나는 그 후로 안 풀리는 일이나 해결이 힘든 일은 잠시 뒤로 미뤄두고 기도하며 다른 일부터 처리한다.
학교 다닐 때 시험 시간에 어떤 한 문제가 안 풀린다고 그것과 씨름하다보면 다른 문제는 손도 못 대고 종이 울리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일단 그 문제에 체크를 해놓고 풀리는 문제부터 풀고 나서 남은 시간동안 그 문제와 맞붙는 것이 지혜다. 세상사나 인간사, 그리고 목회도 역시 같은 방식으로 풀면 된다. 지나고 보면 그것이 그 당시에는 안 풀리고 힘들게 해도 조금 있다 다시 그것을 보면 별 것 아니게 여겨질 때가 있으니까.
그러니 일이 안 풀리걸랑, 혹 매듭이 안 지어지걸랑 잠시 미뤄둬라. 괜히 힘 빼지 말고. 유리컵에 붙어 있는 라벨을 떼려고 암만 해봐라. 그게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다. 그 때는 물에 담가놓고 미뤄둬라. 그러면 나중에 절로 떨어지게 되어 있으니.
나는 이제 일의 소용돌이에 빠지지 않는다. 일이 나를 삼키게 두지 않고 일이 내 손 안에서 놀게 한다. 일처리 방법을 깨우쳤기 때문이다.
지금 아무리 애써도 안 되는 일과 맞닥뜨리고 있는가? 잠시 접아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