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호멧의 딸, ‘누르 자말’에게 생긴 일
선택 받은 자가 있다는 말이 참으로 실감나는 사건이 있어 소개한다. 우리가 키르기스스탄의 수도 비시켁에 도착하여 울란 집사 등의 성대한 환영을 받고 찾은 곳은 도심 중앙에 위치한 공원이었다. 구소련 치하에 있던 도시들은 공통점이 있는데 도시 곳곳에 숲으로 이루어진 공원들을 볼 수 있다. 아주 낭만적인 정취를 느끼게 하는 공원들에는 군데군데 벤치가 놓여있고 사람들은 그 공원의 숲과 벤치를 벗 삼아 도시와 하나가 된다.
특히 비시켁 중앙공원은 비록 보존 상태나 관리가 미흡하긴 하지만, 멋진 조각품들이 아름다운 단풍과 잘 어우러져 더욱 낭만적인 풍취를 자아내고 있었다. 우리 일행이 그 공원에 들어가는데 곳곳에 젊은이들이 있는 것을 발견한 목사님은 저 젊은이들에게 복음을 전해야겠다고 말씀하셨다. 이 나라 젊은이들을 변화시키면 이 나라가 뒤엎어질 것이라며 성령에 감동되신 듯, 벤치에 앉아있는 젊은이들과 악수를 하고 집회 전단지를 보여주며 설명하다가 그들 약 6명의 젊은이들 모두의 손에 손을 얹고 기도해주기 시작하셨다.
그런데 기도 중에 한 소녀가 갑자기 나타나 목사님의 손에 손을 얹고 같이 기도를 하는 것이었다. 목사님은 기도를 마친 후 그들 모두를 저녁식사에 초대하셨다. 저녁 6시 시내에 잘 알려진 음식점으로 와달라고 약속하고 헤어졌다. 젊은이들을 보고 매우 고무되신 목사님은 동행한 나빈 선교사에게 전도의 모범을 보이시며 이 나라의 젊은이들을 모아 한번 이 키르기스스탄을 뒤엎어보자고 역설하셨다.
그리고 급히 숙소에 들어가 준비를 하고 6시가 되 기 전에 미리 음식점에 도착하여 그들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약속시간이 지나도 그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날씨는 어두워졌고 더욱 추워지는데 우리 마음마저 더욱 초조해지는 것이었다. 밥을 먹자고 온 것이 아닌데, 만일 그들이 오지 않는다면 밥이고 뭐고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우리는 간절히 그들을 보내달라고 기도했다.
기다리다 못해 나온 음식을 앞에 두고 목사님께서 식사기도를 하셨는데 눈을 떠보니 한 소녀가 들어오는 것이었다. 정말 그 소녀를 보는 것이 마치 예수님을 만난 듯 반갑기 그지없었다. 그녀는 공원에서 목사님이 기도하실 때 나중에 나타나 목사님 손에 손을 얹었던 여인이었다. 그녀의 이름은 누르 자말(25세), 현재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는 회교도였다.
공원에서 나빈 선교사로부터 전도지를 받고 그 사진에 있는 목사님이 공원에서 조각품을 보고 낙엽위에 눕는 모습들을 보며 호기심이 발동했는데 젊은이들과 대화하시다가 함께 기도하는 것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달려왔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녀와 함께 식사를 하며 정말 성경이 이루어지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청함을 받은 자는 많으나 택함을 받은 자는 적다’는 말씀이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7명 모두를 초청했건만 단 한 사람만 찾아온 것이다.
자말은 정말 ‘예수’에 ‘예’자도 모르는 불신자였다. 일찍 부모님이 이별하는 바람에 어머니와 할머니를 모시고 힘겹게 살고 있다고 하는 그녀는 목사님이 설명하시는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귀를 기울이면서도 반신반의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런데 음식 서빙을 하던 엘 미라(20세)라는 소녀가 슬그머니 자리에 앉으며 목사님의 설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목사님께서는 그녀에게 ‘언제까지 종업원 노릇만 하고 있을 것이냐, 생각을 바꿔 이 식당의 주인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큰 꿈을 키워보라’고 격려하셨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교회에 나오겠다고 약속했다. 목사님은 더욱 성령에 충만하여 자말에게 다음날 아침 어머니와 할머니를 모시고 숙소로 와서 함께 아침식사를 하자고 말씀하셨다. 자말은 약속을 잘 지켰다. 이튿날 아침, 그녀는 어머니와 함께 숙소로 찾아왔다. 목사님은 노트북으로 집회 실황을 보여주며 열심히 전도하셨다. 목사님이 자말에게 더욱 공을 들이시는 이유는 집회가 아닌 일대일 전도로 거둔 키르기스스탄의 첫 열매라고 여기신 까닭이다. 목사님은 키르기스스탄을 접수하겠다고 믿음으로 선포했더니 하나님께서 이 나라의 젊은이들을 붙여주셨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하셨다.
자말은 며칠 사이에 극심한 충격을 받고 있었다. 집회 첫날 어떤 힘에 이끌린 듯 집회봉사팀에 들어온 그녀는 손수건을 가지고 목사님 얼굴을 닦아주며 얼굴에 홍조를 띄곤 했다. 첫날, 성령이 강력히 역사하사 더러운 귀신이 소리를 지르며 떠나고 벙어리가 말을 하며 목발, 휠체어에서 일어나 걷는 대역사가 계속되었다. 집회를 마치고 만난 그녀는 기가 막힌다는 듯, 고개를 계속 저어대고 있었다. 그리고 목사님이 그저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온 좋은 아저씨 정도로 여겼었는데, 그런 대역사를 일으키시는 것을 보고는 목사님을 경외의 눈으로 보기 시작했다. 자말의 하루하루는 흥분과 충격의 연속이었던 것이다.
집회를 모두 마치고 세미나마저 끝난 후 그녀는 직장을 구하러 카자흐스탄 알마아타로 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그녀 또한 어떤 힘에 이끌리듯 비시켁을 떠날 수 없었다. 집회를 도운 젊은이들을 위해 만찬을 베푼 자리에 그녀 역시 함께 자리하고 있었고 목사님께 키르기스스탄 전통신발을 선물하며 목사님의 볼에 키스를 퍼부어대는 것이었다.
목사님과 만나 함께 한 일주일이 마치 번개처럼 강력한 빛으로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았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