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걸요?
지난 한 주간동안 각 언론과 방송 및 인터넷 뉴스사이트들을 훈훈하게 장식한 사건이 있었다. 전동차가 진입하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5세짜리 꼬마아이를 구해낸 한 고등학생의 무용담이 그것이다.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지난 3일 밤 9시경 지하철 6호선 안암역에서 5세 아이가 엄마가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그만 지하철 선로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 순간 전동차가 진입하는 신호음이 울렸고 놀란 엄마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런데 건너편에서 갑자기 한 남자가 잽싸게 뛰어내려 아이를 안고 돌아왔다. 마치 무슨 스파이더맨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듯했다.
이 무용담의 주인공은 서울 디지텍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김대현 군(18세)이다. 또한 그는 서울예수중심교회 권재순 전도사의 장남이기도 하다. 신문, 방송 인터뷰에서 대현이는 ‘그 상황에서라면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는 겸손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장한 대현이의 행동에 온 국민의 찬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학교 홈페이지에는 격려의 글이 쇄도하고 있고 서울시에서도 그에게 용감한 시민상과 함께 장학금을 전달하였다. 자기밖에 모르는 각박한 세상에 한줄기 빛처럼, 소금처럼 행동한 어린 대현이가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해준듯하다.
기자는 지난주일 서울예수중심교회 주일예배가 드려지는 강서구 화곡동 88체육관에서 대현이를 만났다. 장래 희망이 게임 캐릭터 제작이라는 아주 소박한 꿈을 갖고 있는 대현이는 며칠 사이에 일어난 일들로 많이 어리둥절한 느낌이라고 했다. 아마 그 일이 있은 이튿날, 각 신문 및 방송사에서 학교로 찾아와 대현이를 데리고 지하철역으로 가서 사건을 재현해보며 인터뷰를 했던 모양이다. 대현이로서는 당연한 일을 한건 대 지나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좀 부담스러운 눈치다. 워낙 말수도 적고 조용한 성격이기에 더 그러한 것 같았다.
똑같은 질문을 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어 보였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말할 수 없었던 소감이 있을 것 같아 가장 먼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물어 보았다.
“가장 먼저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판단력이 흐리지 않게 해주심을….”
처음부터 끝까지 그의 대답은 동일했다. 예수님께서 잡아주셨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는 것이다. 할머니나 어머니의 생각도 동일했다. 하나님께서 도와주셨고 그 하나님께 감사한다는 것이다.
어머니 권재순 전도사의 말에 따르면 대현이는 집안에서 거의 파출부처럼 일하고 있단다. 어머니가 하나님의 사역으로 대현이 어릴 때부터 집안일을 돌보기 어려웠고 그 일들을 대현이가 대신해왔다는 것이다. 너무나 착한 아들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아들 대현이가 장학금을 받도록 기도해왔는데 이렇게 응답하실 줄은 몰랐다며 활짝 웃는 권 전도사의 얼굴에서 아들에 대한 대견함과 함께 하나님께 대한 감사가 넘쳐흘렀다.
사고 당시의 긴박했던 순간, 대현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무슨 생각이 그를 위험을 무릅쓴 채 선로 변으로 뛰어들 수 있게 했을까 궁금했다.
“단지 저 아이를 구해야겠다는 생각밖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아이가 걱정되어서 내 목숨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는 것이다. 전동차가 진입하는 신호음이 들린 것은 이미 선로 변으로 뛰어내린 다음이었다고 한다. 순간의 판단과 행동은 몸에 배지 않고는 밖으로 나타날 수 없다. 누구나 그런 상황에서 그럴 수 없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긴박한 상황, 내 목숨을 생각하고 다른 사람 살피고 한다면 이미 때는 늦고 만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다. 그러나 대현이가 이런 선행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말처럼 그 순간 오로지 그 아이의 안위가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교육이 대현이의 생각과 육체를 지배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 여겨진다. 심사숙고해서 선택할 수 있는 일과는 달리 이는 거의 반사적인 행동처럼 이루어지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데 대현이는 할머니의 옷을 입혀드리고 단추를 채워드리며 지극정성으로 할머니를 섬기고 있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어른을 공경하며 가족과 이웃을 사랑하는 아름답고 순수한 영혼이 가슴 뭉클하게 느껴졌다.
네티즌들이 많은 격려의 글들을 올려주었다. 그 중에 다음과 같은 글이 있었다.
‘대현이는 한 아이만을 살린 게 아닙니다. 그 가족 전체를 살린 것입니다.’
백번 옳은 말이다. 만일 그 아이를 잃었다면 그 부모의, 그 가족들 전체의 삶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해보면 지극히 타당한 말이 아닐 수 없다. 인생의 많은 선택의 순간에 참으로 소중하고 값진 선택을 한 대현이에게 주님의 이름으로 감사하며, 우리 예수중심교회에서 이러한 젊은이들이 자라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 뿌듯한 자부심을 느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