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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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호 목차 › 붕우칼럼

무지(無知)

291호 · 2005-09-23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상담하면서 가장 답답할 때가 언제냐고 내게 묻는다면, 나는 생각할 필요 없이 이렇게 말하련다. “자신이 모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과 이야기할 때다.” 정말 그런 사람과 이야기를 하자면 벽을 보고 말하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모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려고 해도 그것마저 인정하지 않으려고 고집을 부릴 때는 정말 속이 터지는 느낌이다.

무지가 무엇인가? 결코 학벌이 없는 것을 일컫는 말이 아니다. 학교 문턱을 못 넘었어도 자신이 모르는 부분을 인정하고, 그 분야에 노력하면 그는 지혜로운 자요, 현명한 자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든 모든 분야에 해박할 수는 없다. 박사라 할지라도 자신이 파고든 영역 외에는 문외한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의 분야가 아닌 쪽에는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하거나, 그들의 저서나 사전을 통해 지식을 습득한다. 그런데 자신이 모르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자는 무대포 스타일로 똥고집을 부리고,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고 소리만 질러대니….

나는 목사가 된 후, 내가 모르고 있는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화장실에서도, 침대 머리맡에도, 차에도, 비행기에서도 나는 늘 책을 끼고 다니면서 내가 모르는 것을 깨달으려 노력했다. 이것이 오늘날의 내가 된 동력이었다.

당신을 진단해보라. 모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자가 혹시 내가 아닌지, 그래서 많은 사람의 지탄을 받고 있지는 않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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