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통하기 마련이다
지난 2003년 라트비아 집회 때 일이다. 아름다운 리가의 풍광이 내려다보이는 우리 숙소로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의 그레고리 선교사가 찾아왔다. 그는 사실 칼리닌그라드에서 집회 컨설팅으로 먹고사는 일종의 복음 장사꾼이었다. 선진국의 유명 부흥사를 초청하여 집회를 배설하고 거기서 나오는 이익으로 먹고사는 것 말이다.
어찌 보면 그런 자들을 양산한데는 선진국 부흥사들의 책임도 있다. 고가치의 달러화를 갖고 들어와 대형집회를 위해 물 쓰듯 뿌려대는 관행이 그런 업자들을 만들어낸 것이다. 심지어 해외집회를 나가보면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하며 몇 명을 동원하기 원하는지 묻는 자들도 있다. 원하는 인원만큼 돈을 내면 동원시켜주겠다니 기가 찰 노릇 아닌가.
과연 그들에게 하나님은 무엇이고, 복음은 무엇이며 영혼을 구하는 전도의 사명이 무엇인지 의문스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나 자기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고 살던 세리 마태를 불러 한 시대의 위대한 인물로 사용하신 예수님을 생각할 때, 미리 사람을 판단하고 정죄하며 포기하는 일은 하나님의 사람이 할일이 아니다.
2002년 첫 칼리닌그라드 집회를 마치고 우리는 그레고리에게 저으기 실망하고 있었다. 그러나 총회장 목사님은 그런 그를 결코 비난도 하지 않으시고 ‘돈 때문에 사람을 잃어서는 안 된다. 어쨌든 그를 통해 이 러시아 땅에 복음이 전해지지 않았나’ 하시며 마지막까지 그레고리를 인정하고 격려해주셨다. 결국 그해 여름, 그레고리는 동료들과 함께 한국을 방문하여 영성세미나에 큰 은혜를 받고 돌아갔다.
그리고 라트비아까지 찾아와 ‘이제부터는 목사님의 방법대로 목회하겠다’며 기도를 받는 것이었다. 꿈속에 집을 짓고 있는데 총회장 목사님이 나타나 ‘그렇게 하지 말고 내 말대로 해보라’고 하시더란다. 이제 그의 삶에 가치관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이 세상에 가장 가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진지하게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는 사람이라면 희망은 있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세상에 푹 절어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하나님은 진지한 자세로 생을 대하는 자를 들어 새 일을 계획하신다.
이번 칼리닌그라드 집회는 참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돈만 탐할 줄 알았던 그레고리가 오직 자력으로 집회를 준비했고, 우리 일행을 대접했다. 한국의 영성세미나에 참석했던 자들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그들이 한국에서 배우고 가는 게 분명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들을 진실로 대접했다. 우리는 그들이 진실만을 배우고 가도 만족한다. 진실은 온 우주를 초월하는 화폐이기 때문이다.
그런 어려움 속에 제대로 광고도 못하고 혼자 속앓이를 하며 끙끙대던 그레고리는 집회 마지막 날, ‘큰 자가 되기 전에 진실하고 깨끗한 자가 되라’는 총회장 목사님의 설교에 은혜를 받고 이튿날 공항에 배웅을 나와 이렇게 말했다.
“목사님이 진실하라고 하신 말씀에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사실 이번 집회에 적자를 보았습니다. 정말 말씀드리기 어려웠는데 매사 진실하고 솔직하게 말하라는 목사님의 말씀에 힘을 얻어 말씀드립니다.”
총회장 목사님은, “그럼 내가 기도해주랴 아니면 부족한 물질을 채워주랴?”하고 물으셨다. 그레고리는 아무 말도 못하고 머리만 숙이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총회장 목사님은 “그럼 내가 반만 채워줄 테니 나머지는 네가 기도하여 하나님께 받도록 해라.”라며 그를 위해 간절히 기도해주셨다.
진실은 통하기 마련이다. 변함없는 신뢰와 격려, 그리고 진실한 마음과 기도가 한 영혼을 변화시키며 옳은 데로 인도하고 있었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