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1호 목차 › 귀를 기울이세요
귀를 기울이세요
271호 · 2005-05-06
옛날에 나이든 본 부인과 새로 들인
젊은 첩을 데리고 사는 어떤 사람이
큰 병을 얻어 자리에 눕게 되었습니다.
이 사람은 오전에는 본 부인이
약 수발을 들게 하고, 저녁에는 첩이
약 수발을 들게 했는데, 이상하게
오전에 먹는 약의 양은 많기도 했다가
적기도 했다가 들쭉날쭉한데 비해
저녁 약의 양은 항상 일정했습니다.
그래서 이 사람은 ‘저 놈의 늙은
마누라가 투기를 해서 성의 없이
약을 달이는구나.’ 라고 생각하여
본 부인을 멀리하고 더욱 첩만을
애지중지 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본부인의 약 다리는 것을 보니
약이 졸았으면 졸은 대로,
덜 되었으면 덜 된 대로 그대로 들고
들어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첩이
약 달이는 것을 보니 약이 졸았으면
물을 더 붓고, 많으면 약을 수채 구멍에
내버려 일정한 양을 들여오는 것이
아닙니까. 내 집 내실에 있는 내 아내는
결실한 포도나무이니 아내만을 사랑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