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같은 인생
두 아들이 어릴 때는 퇴근 후 오목을 함께 두곤 했다. 그러나 아이들이 장성하자 그들에게 바둑을 가르쳤다. 바둑을 통해 인생의 묘미를 깨닫게 하기 위해서다. 나는 내 아들들이,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성도들이 장기 같은 인생보다는 바둑 같은 인생을 살기 원한다.
장기는 왕을 잡으면 이기는 게임이기에 왕을 지키는 많은 지킴이들을 병기로 적을 없애 가는 게임이고, 바둑은 바둑판에 많은 집을 지어가는 게임이다. 그래서 게임판에서 장기는 양쪽 병사들의 숫자가 줄어가지만, 바둑은 그 알들이 점점 늘어가는 것이 상례다. 또 장기는 특기가 있는 병사를 잘 이용하면 단번에 게임을 끝낼 수 있다. 하지만 바둑은 모든 병사들의 힘을 합쳐 집을 완성할 때까지 협력하면서 게임을 이끌어 간다. 심지어 적진에 뛰어 들어 죽어 있는 사석(死石)도 끝까지 죽이지 않고 그 사석을 이용하여 역전시키는 경우도 있다. 또한 미래를 준비하는 포석(布石)의 묘미가 그 안에 있다.
나는 장기와 같은 인생을 사는 것 보다 바둑과 같은 길을 걸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쉬 결과를 보고자하는 장기보다 역전을 기대하며 장기(長期)레이스를 펼치는 바둑, 쓸모없는 자도 끝까지 함께하여 역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바둑, 무용(無用)한 것을 긴요하게 쓸 줄 아는 지혜와 적과의 동침도 서슴지 않는 전술이 그 안에 있다. 버릴 사람은 없다. 다만 적재적소에 대한 파악이 둔할 뿐이다. 열 명의 친구를 두는 것보다 한 명의 원수를 두지 않는 것이 성공한 인생이다. 그러니 바둑 같은 인생으로 네 편을 많이 확보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