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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호 목차 › 붕우칼럼

뿌리가 되라

262호 · 2005-03-03

나는 영화를 보면 주인공만 보는 것이 아니라 조연과 엑스트라, 배경과 음악, 그리고 화면에는 나오지 않는 스태프들까지 생각하며 영화를 감상한다. 아무리 주인공의 연기가 사실적이고, 적절하다해도 그를 보조해 주는 여러 조건이 아우르지 못하면 그 영화는 절대 명작이 될 수 없고, 사람들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지 못한다. 음악이 없다면, 혹은 아름다운 배경이 없다면 최고의 배우가 최고의 연기를 할지라도 김빠진 콜라같이 맛이 없을 것이 분명하다.

사회의 어느 단체, 교회를 막론하고 거기에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자들이 있는 반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드러나지 않게 일하는 자들이 있다. 그들 모두가 서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때 비로소 단체는 발전한다. 그러나 모두 주연만 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 사회나 단체는 뿌리 없는 나무와 같지 않을까. 아름다운 꽃이나 열매가 사람들에게 칭찬과 감탄을 자아내지만 정작 그 꽃이나 열매를 있게 한 것은 흙 밑에 숨어 있는 뿌리 아닌가! 그러나 뿌리가 흙 위로 드러나면 그 나무는 얼마 못가서 수분과 영양 공급이 끊겨 죽고 말 것이다. 한강의 즐비한 다리를 보라. 다리를 받히고 있는 교각이 중요하고, 물 밑 받침대가 더 중요하지 않은가 말이다. 보이지 않는 곳이 부실하면 성수대교 꼴이 나는 것이다.

인생은 한 편의 영화이며 그 감독은 하나님이시다. ‘왜 나는 이런 역할만 해야 하느냐’고, ‘나도 드러나고 싶다’고 불평하지 말고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감독되신 하나님께서 당신을 때가 되면 스타로 만들어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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