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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호 목차 › 선교기행

받은 사명을 기억하라

254호 · 2005-01-07

새해가 밝았다. 이곳 일본은 ‘하츠 모우데(初詣)’, 즉 새해 첫 참배를 위해 정초 3일 간은 매일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우상을 섬기며 신사(神社)나 절 등을 찾아 나선다. 전철은 24시간 운행하며 경찰까지 동원되어 축복을 기원하는 무리들을 안내하고 돕는다. 매년 이렇게 법석을 떨고 시작하지만, 지난 2004년 또한 역사의 흐름 속에 각종 재앙의 소식으로 얼룩지고 말았다.

십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집을 잃고 추위와 기근에 떨게 한 니이카타 현의 태풍이나 지진뿐 아니라 각처에 들려오는 사고, 살인사건, 삶의 의욕과 소망을 잃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의 자살자의 급증 등, 처처에서 끊이지 않는 천재와 인재로 여전히 이 땅은 비탄에 빠지고 많은 자들이 좌절하고 절망하고 있다. 더욱더 절망적인 것은 한 해 전체의 사망자 수 약 일백이삼만 명 중 거의 백만 명 정도가 여전히 구원을 얻지 못한 채 영원히 이 땅을 떠나가는 현실, 이 일본의 영적 재앙에 가슴이 답답하고 불붙는 것 같다.

성경은 마지막 날이 가까울수록 이런 재앙은 더한다고 한다.

2000년 전 예루살렘의 시므온이라는 사람은 ‘주의 그리스도를 보기 전에는 죽지 아니하리라’는 성령의 지시를 받았더니, 그가 아기 예수를 안고 찬송하여 말하길 ‘주재여, 이제는 말씀하신 대로 종을 평안히 놓아주시는도다. 내가 주의 구원을 보았사오니’(눅 2:25~31)라며 기뻐했다.

그는 그리스도를 보기까지 무슨 일이 있어도 이 땅을 떠날 수가 없었다. 살아야 했다. 살아서 주의 말씀대로 그리스도를 보아야 했다. 성령이 그에게 지시하신 말씀을 기억하며, 그리스도를 보고 이스라엘에 주의 영광이 나타남을 볼 때까지 소망과 확신 중에 살다가 그후에 평안히 놓아달라고 더 큰 소망 중에 천국을 바라보며 기도할 수 있었다.

3년 전에 지치고 피곤한 마음에 ‘하나님 죽고 싶네요. 이제 족하니 데려가 주소서.’ 하고 어느 날 밤 기도 후 사무실 의자에서 눈을 감았다. 갑자기 눈앞에 4~5명의 천사가 은빛 나는 관을 내려놓는 것이 보였는데 직감적으로 내가 들어가야 할 것임을 느꼈다. 그 순간 “사고사(事故死) 처리해!” 하는 엄한 주님의 음성이 들렸다.

그때 나는 숨이 멎을 것처럼 무엇인가 복받쳐올랐다. 순식간에 일어나는 놀라운 현상에 놀라서 회개하려고 했지만, 이미 내 힘으로 입을 열어 말을 할 수가 없이 숨만 막혀왔다. 마지막 숨을 들이 쉬기 직전과 같이 ‘으윽, 이대로라면 금방이라도 죽겠구나.’ 하는 생각에 속으로 간절히 기도했다. ‘주님, 용서해 주세요.

다시는 죽고 싶다고 하지 않고 열심히 주신 사명 감당할 때까지 살겠으니 한번 용서해 주세요.’ 잠시 후 나의 몸이 원상태로 돌아가고 평안해졌다. 주께서 명하신 대로 사명을 감당치 않으면 사고로 죽게 될지도 모르나, 사명을 기억하고 소망을 가지면 시므온처럼 그 날이 오기까지 죽지 않고 살 수 있다. 소망과 확신 중에 살 수 있다.

그 날 이후 나는 확신과 소망 중에 산다. 주신 사명을 기억하는 한, 지진도 태풍도 어떤 고난도 우리를 삼킬 수 없다. 일본 동경은 지금 이 순간에라도 7~8도의 지진이 일어날지 모를 불안한 지역이다. 하지만 주신 사명 감당하고 주의 영광 보기까지 나는 떠날 수가 없다.

2005년 새해를 맞이하며 흥분이 앞서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나의 청춘을, 나의 생명을, 나의 일생을 불태워 삶의 의욕과 초점을 잃고 우상을 섬기며 방황하는 이 땅의 영혼들을 주 앞으로 인도하리라.

일본 예수중심교회 담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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