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자서전을 써라
인생은 한 권의 책을 쓰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실록(實錄) 말이다. 아무도 대필해주지 않는 책, 스스로 저자가 되어 엮는 한 권의 책을 누구든 쓰게 된다.
새로운 장(場)이 열렸다. 지난 장으로 인하여 새 장을 염려하지 말자.
지난 장에 비록 아름다운 이야기를 쓰지 못했어도, 돌아보기조차 아프고 힘든 장이었다 해도 염려할 것이 없는 것은 아직 책에 마침표가 찍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용을 반전하면 된다. 우리 앞에 놓인 새 장에 아름다운 것으로, 행복한 것으로 쓰면 된다. 세계적인 명작을 봐라. 대개 과정은 우여곡절로 가득하고 상황은 그리 넉넉하지 않은 것이 보편적이다.
책의 클라이맥스가 있기 전, 하이라이트 전에는 더욱 어둡고 힘든 과정이 그려져 있다. 골이 깊어야 산이 높은 것이니 과정에 힘겨워하지 말라. 결론이 중요하다. 조금 어눌한 삶을 살았던 천상병 시인은 자신의 삶의 책장을 덮으며 이렇게 말했다. ‘아름다웠노라’고.
사도바울의 인생의 마지막 장은 ‘후회함이 없다’고 썼고, 예수 그리스도는 ‘모든 것을 이루었다’ 쓰셨다. 그러나 모두에게 험난한 과정이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당신에게 지난 장이 힘들고 암울했던 것은 이 새로운 장을 더욱 빛나게 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 급반전시켜 내용을 감동스럽게 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
인생의 장을 너무 큰 것으로만 채우려고 하지 말라. 크기 때문에 대작이라 하지 않는다. 작고 오밀조밀한 것에도 명품이 있고 걸작이 있다. 왕궁의 공주와 왕자 이야기보다 깊은 산골 남루한 부부 이야기가 훨씬 감동적일 수 있다. 페이지마다 아름다운 것으로 채우고 최선을 다하는 장으로 만들면 명작이 산출되는 것이다.
아무 것도 쓰이지 않은 백지가 앞에 놓였다. 당신 손에 있는 펜이 아름다운 수식어로 가득하고, 실속 있는 내용을 열거할 수 있도록 살자. 과거는 다시 쓸 수 없으나 미래는 얼마든지 마음대로 쓸 수 있으니 오늘 멋진 삶을 살자. 인생은 시한부다.
책장을 덮는 날이 온다. 오늘 나태하면 미완성의 작품이 되고, 무분별하게 살면 추한 작품이 될 것이니 하루하루를 아름답게 살자. 책 마감부에 ‘정말 아름다웠노라’고 쓸 수 있도록. 뒤돌아보니 ‘참 내 일생이 멋진 삶이었구나’ 라고 회고할 수 있도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