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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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아름답게 장식하라

186호 · 2003-09-18

몇 달 전에 기도원을 갔을 때만 해도 호텔식 숙소는 삭막하기만 했다. 아직 미완성의 모습으로 골조에 시멘트 바닥이 그대로 보여 앙상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찾은 숙소의 모습은 너무 아름다웠다. 입구에서부터 아름다운 샹들리에가 화려하게 빛났고, 대리석 바닥은 황홀했다. 객실도 커튼과 조명이 분위기를 연출했다.

경제적 부유함으로 도시마다 빌딩이 숲을 이룬다. 손가락 하나로 작동되는 각종 전기제품과 고성능의 컴퓨터가 삶을 편리하게 해준다. 그러나 편리함이 풍성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차라리 그 옛날 조금 없던 시절, 조금 불편했던 시절이 더 아름답고 더 정감 있게 뇌리에 남아있다. 마치 현대는 치장되지 않는 골조만 있는 건물과 같게 느껴진다.

왜 현대는 사막같이 건조하고, 목마른 것일까. 그것은 사랑이 없기 때문이다. 사랑 결핍증이 만연된 사회다. 골조만 튼튼하다고 아름다운 건물이라고 하지 않는다. 장식이 아름다워야 최상의 건물이 되는 것이다.

이 시대는 골조는 튼튼하다. 경제적 여유가 넘치고, 안정되어 있으며, 문화적인 것이나 과학적인 것이 최상이다. 그러나 무언가 허전하고 채워지지 않는 것들이 많다. 그래서 허무주의에 빠진 자들이 방황하고 심지어는 자살하고 있는 것이다.

사랑이 목마르다. 사랑이 그립다. 사랑이 아쉽다. 인생에 치장을 하자. 사랑으로 그림을 그리고, 사랑으로 바닥을 놓고, 사랑으로 커튼을 쳐서 인생을 화려하고 아름답게 만들어보자.

시멘트 바닥 같은 삭막한 인생에 붉은 카펫을 깔고, 전기선이 드러난 천장 같이 신경전이 난립한 인생에 아름다운 샹들리에를 걸어 부드러운 빛을 밝히고, 밋밋한 벽 같은 인생에 곡선이 있는 거울도 달아 미의 극치를 연출해보자. 사랑이란 이름으로 문패를 달고, 사랑이란 자재로 인생을 구석구석 꾸며보자. 그러면 이 세상이 아름답고 포근하며 감미로워 질 것이다.

인생이 밥을 먹는 것으로 허기를 다 채울 수 있을까. 돈으로 넉넉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까. 벽돌 사이에 시멘트가 있어야 채워지듯, 양념이 있어야 음식이 맛이 있듯, 보이지 않으나 가장 뚜렷한 이름, 사랑이 있어야 인생이 배고프지 않게 되고, 맛이 나며, 공허한 메아리가 울리지 않게 된다. 사랑의 말 하나로, 사랑의 작은 느낌으로 세상에 옷을 입혀라. 벌거벗은 세상이 아름답게 장식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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