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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과 수단

175호 · 2003-07-03

요새는 사람의 목숨이 파리 목숨보다 못한 것 같다. 신문이나 TV의 뉴스를 보기가 두렵기만 하다. 날로 흉악해지는 범죄들이 몸서리쳐진다.

이는 목적과 수단의 분별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돈이 목적이 되다보니 사람이 그 수단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목적에 이르기 위해 수단쯤은 아무래도 괜찮다는 잘못된 생각이 세상을 이렇게 엉망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사람은 결코 수단으로 쓰일 수 없다. 사람은 사랑의 대상이다. 즉 사랑하기 때문에 그 사람이 필요한 것이지, 필요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은 죄를 낳게 되어 있다. 가룟 유다도 예수를 사랑했었다. 그러나 그는 예수가 필요했기에 사랑했던 것이다. 그래서 예수를 통해 필요를 채우지 못하자 배신을 했던 것이다. 수단을 바꾼 것이다.

필요를 우선으로 삼으면 필요악이 탄생하는 것이다. 특히 사랑은 목적이 되어야 하며 필요를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 사랑하기 때문에 필요를 구하면 당신 앞에 필요한 사람과 만물이 보이게 된다. 그러나 필요하기 때문에 사랑을 구하면 사랑을 가장한 혐오스러운 것들이 당신을 노릴 수 있다. 당신이 스스로 놓은 덫에 걸려 허우적거리고 노예가 될 수 있다.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자들이여!

목적과 수단을 구분하라. 세상이 극도로 혼미해져 시야가 흐려지고 판단의 기준이 서지 않더라도 이것만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자. 과정과 결과가 반듯할 때 빛바랜 사랑은 없을 것이며, 사람이 거래의 대상이 아닌 가치있는 존재로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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