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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有終)의 미(美)

1140호 · 2022-03-13

삼일절이 지났다. 103년 전 조선의 독립을 위해 기미독립선언서를 작성했던 33인과 그들과 함께 만세를 불렀던 조선의 무수한 사람들을 떠올려 본다. 민족대표였던 33인을 만세를 부른 이후에 어떤 삶을 살았을까? 조선의 독립을 위해 숨이 다하는 날까지 나라를 위해 살다간 사람들도 있지만, 그중 3명은 친일반민족행위자로 등재되었다고 한다. 시작은 창대했지만, 끝은 미약한 삶이라 할 수 있겠다.

‘무정’이라는 한국 최초의 장편소설을 쓴 작가 이광수도 조선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던 열정의 학자였지만, 결국 친일의 대명사로 낙인찍히고 만다.

2022년은 나에게 중요한 한 해이다. 지난 10여 년간 미루고 보류하던 박사학위 논문을 탈고할 시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더 이상의 보류는 없다. 결단코 나는 올해 학위논문을 제출해야만 한다. 그래서 학위논문에 전념하려고 노력 중이다. 문득문득 게으름과 학업의 부족함으로 ‘실패하면 어쩌나?’라는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그럴 때마다 ‘유종의 미’를 맺을 수 있도록 힘을 달라고 주님께 기도를 드려본다.

생각해보면, 처음은 근사했지만, 끝이 좋지 않은 인물들이 너무나 많다. 이스라엘의 초대 왕이 되었지만 비참하게 죽은 사울 왕이 있고, 일천번제를 드리고 하나님께 지혜를 얻었지만 결국 죽기 전에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다고 이야기했던 솔로몬이 있다. 성경 속 이들을 타산지석(他山之石) 삼아서 처음의 다짐이 끝까지 달라지지 않기를 매일 다독이고 내 의지가 흔들리지 않기를 기도해본다.

지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모두 하나님의 축복과 사랑으로 인해서였다. 앞으로 남은 시간도 주님 말씀 따라 주님의 지팡이와 막대기 안에 머물며 한 걸음씩 나아가고 싶다. 내가 가진 지식과 능력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주님이 나와 함께 하시고, 이 과정을 통해 주님께 영광 돌릴 수 있기를 바라는 나의 믿음이 있기에 끝까지 갈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뽕나무 위에 올라가 구원받은 삭개오처럼 나의 시작은 미약하고 부족했지만, 나의 끝은 주님의 은혜로 심히 창대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해본다. 아니, 끝까지 완주할 수 있기를 기도해본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욥8:7).

전훈지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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