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라는 틈
칭기즈칸은 몽골고원의 여러 부족을 통일해 대제국의 기반을 다진 인물이다.
그는 집안 탓, 남의 탓, 가난 탓, 배움 탓을 하는 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마라. 나는 아홉 살에 아버지를 잃고 마을에서 쫓겨났다. 가난하다고 말하지 마라. 나는 들쥐를 잡아먹으며 연명했고, 목숨을 건 전쟁이 내 직업이고 내 일이었다. 작은 나라에서 태어났다고 말하지 말라. 그림자 말고는 친구도 없었고, 병사로만 10만, 백성은 어린애 노인까지 합쳐 2백만도 되지 않았다. 배운 게 없다고, 힘이 없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내 이름도 쓸 줄 몰랐으나 남의 말에 귀 기울이면서 현명해지는 법을 배웠다. 너무 막막하다고, 그래서 포기해야겠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목에 칼을 쓰고도 탈출했고, 뺨에 화살을 맞고 죽었다가 살아나기도 했다.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었다. 나는 내게 거추장스러운 것을 깡그리 쓸어버렸다. 나를 극복하는 그 순간 나는 테무진에서 칭기즈칸이 되었다.”
칭기즈칸에게는 이런 일화가 있다. 그는 사냥을 나갈 때면 늘 매를 사랑하여 데리고 다녔다. 하루는 사냥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손에 들고 있던 매를 공중으로 날려 보내고 자신은 목이 말라 물을 찾았다. 가뭄으로 개울물은 말랐으나 바위틈에서 물이 똑똑 떨어지는 석간수를 발견했다. 그가 떨어지는 물을 잔에 받아 마시려고 하는데 난데없이 자신의 매가 날아와 그의 손을 쳐서 잔을 땅에 떨어뜨렸다. 칭기즈칸은 몹시 화가 났지만 참고는 다시 물을 받았다.
그런데 이번에도 물을 마시려는 순간 매가 날아와서 잔을 떨어뜨렸다. 그러자 그는 재빨리 칼을 휘둘러 매를 베었다. 죽은 매를 치우면서 물이 흐르던 바위 위를 보게 되었는데 그곳에는 죽은 독사가 샘물 안에서 썩고 있었다. 만약 칭기즈칸이 그 물을 마셨더라면 뱀의 독으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고 매는 그것을 알고 물을 계속 엎었던 것이다. 이 사실을 알고 칭기즈칸은 금으로 매의 동상을 만들어 양 날개에 각각 다음과 같은 문구를 새겼다. “분노로 한 일은 실패하기 마련이다. 설령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하더라도 벗은 여전히 벗이다.”
성경도 말씀하신다.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엡4:2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