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피똥을 쌌다, 이놈들아~
이번 31기 목사후보생 훈련과정은 참으로 고된 행군이었다. 나는 암 수술 두 번과 항암치료를 8월에 마쳤으니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발바닥과 발가락을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은 통증으로 자다가도 벌떡 깨니 밤이 편치 않고 피곤이 떠나지 않았다. 종합병원에서는 통증 줄이는 약으로, 한의원에서는 뜸과 물리치료, 침으로 치료 받았지만 증상은 더 심해질 뿐이었다. 신경이 손상되면 복구가 안 된다는 의사의 말은 평생 안고 살아야 될지도 모르는 천형으로 받아들이라는 뜻이었다.
이런 와중에 금식을 포함한 기도원 수련과정은 내게는 엄청난 도전이었다. 까짓것 한번 이겨보리라 마음먹었다. 이런 과정이 항암치료 마친 후 시작되니 그것이 위안이 되었다. 여태까지 평강 속에서 지내도록 하신 하나님이 이번에도 지켜주실 것을 굳게 믿었다. 시간이 촉박하여 부랴부랴 짐을 싸서 차량에 동승하여 출발하고 생각하니 병원 약을 하나도 챙기지 못한 것 아닌가. 진통제, 당뇨, 고지혈약과 그 외에 먹던 약들을 하나도 챙기지 못했다. 특히 진통제가 없이는 견디기 힘들 것이 예상되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총회장 목사님은 거의 매일 우리 수련생들을 기도 중 몇 번씩이고 안수해주셨다. 매일매일 통증이 줄기 시작하여 10일 정도 지날 때는 통증이 거의 사라지고 완치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목사님께 간증하니 몹시 기뻐하시며 “할렐루야! 이런 간증이 나올 줄 알았다.” 하셨다. 금식이 힘들지 않았느냐 사람들이 묻는다. “배고픔을 느낄 여유가 없었습니다.” 대답했다. 새벽 5시부터 밤늦게까지 기도와 교육, 시험 때문에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목사님이 몰아붙이실 땐 정말 무섭다. 모두 훈련과정에 낙오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긴장을 풀 수 없었다.
예배가 끝나고 갑자기 나를 불러내셔서 찬양인도를 해보라고 하셔서 ‘나같은 죄인 살리신’을 하려고 하니 “야, 이놈아, 그런 찬송 말고 신나고 힘찬 찬송으로 성도들을 이끌어야지. 다시 해봐.” 하신다. 당황하여 마땅한 찬송이 생각나지 않아 찬송가를 한참 동안 뒤적거리자, “야, 이놈아. 들어가라. 찬양인도도 못하는 놈이 무슨 목사냐. 넌 안 되겠다. 이번에는 안 되겠어.” 하셨다. 가슴이 철렁하여 숙소로 돌아와서 생각했다. 대학원 나왔다는 놈이 성경시험성적이 형편없다고 혼이 나고 찬양 인도도 제대로 못한다고 혼이 나니 이번에 목사안수를 못 받을 수도 있겠구나…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목사님과 함께 식사 도중에 말씀드렸다. “제가 이번에 목사안수 받지 못하면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이미 세상일을 버린 지 8년이니 주님께서 인도하시지 않으면 제가 할 일이라고는 아파트 경비 정도일 것 같습니다. 그렇게 방황하다가 갈 길 잃고 삶을 마감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지금처럼 전도사로서 보람을 느끼며 존중받으면서 살 수 없을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살 수 없습니다. 저는 꼭 안수 받고 이 교단에 붙어있어야 하겠습니다.” 말씀드리니 껄껄 웃으며 흐뭇해 하셨다. 목사님께서 “너는 좋은 학교 나왔다는 생각을 버려라.” 말씀하신 적이 있다. 또 ‘이제 너를 버려라’고도 권면하셨다. 암 수술 2번에 육체적 시련을 통과하고 마지막 남은 자존심마저 버리는 나의 고백에 즐거워하신 것 같다.
목사님 교육은 시작하면 3~4시간은 족히 쉼 없이 진행되었다. 35년간의 깨달음을 전수하시는 목사님의 노고는 말할 수 없었다. 피를 토하는 사자후였다. 우리들의 모자란 점을 매일매일 질타하며 몰아붙이셨다. 교육과정을 거의 마치실 때 하시는 말씀은 우리의 고개를 못 들게 하셨다. “이놈들, 너희 같은 놈들을 목사 만들기 위해 얼마나 내가 힘든지 10만 명 모아놓고 설교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너무 힘들다. 야, 이놈들아. 내 평생에 이렇게 힘들어 피똥을 싼 건 처음이다.” 미안하고 송구스러워 할 말이 없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나보다 더 큰일 하라고 하셨다. 내가 피똥을 싸면서 너희들에게 몰두하는 것은 나보다 갑절의 능력을 가진 제자가 나오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나는 매일하던 사우나를 어제 처음 했다. 부디 내 능력을 뛰어넘는 제자가 되어 내 뒤를 이어라.” 피를 토하는 훈육의 말씀을 노트에 옮겨 적으니 70페이지가 넘었다. 다시 정리하니 온전히 목사님의 35년간 경험과 지혜의 잠언집이다. 솔로몬은 내생을 모르는 왕이었다. 그의 잠언보다 목사님의 잠언이 얼마나 깊이 있고 영감 있는지 모른다. 내게는 앞으로의 목회에 성경과 함께 꼭 새겨가며 깊이 상고해야 할 귀한 말씀들이다. 어디서 이런 말씀들을 접할 수 있겠는가. 마음에 새기고 뼈에 새길 말씀들이다. 이 말씀 중에 얼마나 내가 온전히 새길 수 있을까. 두고두고 목회에 크게 약이 될 처방이고 내가 흔들리지 않고 올곧게 목자의 길을 걸을 수 있는 귀한 영적 자양분이다. 자, 이제 무엇이 두려우리오. 내 뒤에는 목사님의 기도가, 주님의 공의로운 손이 함께하시니. 전에 숨차게 오르던 길을 아무 생각 없이 쉼 없이 오르고 보니 정말 감사하다. “목사님, 감사합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목사님과 주님의 뜻에 합한 자 되도록 저를 축복해주시고 인도해주십시오.” 간절히, 간절히 기도드린다.
이광주 전도사
leekjlkj@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