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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지혜

990호 · 2019-02-17

타교단의 어느 목사가 내게 상담을 왔다. 자기는 모든 사람에게 진실하게, 숨김없이 대했는데 성도들이 자꾸 떠난다며, 목회 노하우에 대해 내게 진지하게 물었다. 나는 그에게 이렇게 말해줬다.

“목사님, 진실은 진실된 자에게만 통하는 법입니다. 진실한 성도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성도들도 있습니다. 그러니 목사님의 진실이 왜곡될 수 있는 겁니다. 사람을 대할 때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성도들에게 나를 다 드러내고, 있는 대로 다 말하면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일은 숨기는 것이 하나님의 영화’라고 잠언에 말씀하신 것이고, ‘지혜가 제일이니 지혜를 구하라’고 하신 것입니다. 어디에 문제가 있었는지 아시겠습니까?”

내 권면에 그 목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작 목사님을 만났어야 했다’며 탄식했다.

대문 밖에서 만나야 할 사람이 있다. 대문 안까지 들어오게 할 사람이 있고, 집 안까지 들어오게 할 사람이 있다. 내 속을 다 보여줘도 되는 사람이 있고, 구분해야 할 사람도 분명 있다. 사람을 차별해서는 안 되지만, 분별은 해야 한다. 그것이 사람을 대하는 지혜다.

목회 초기에 나도 진실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중요한 일을 다 공개한 적이 있다. 그래서 많이 낭패를 당했고, 때론 진실이 왜곡되어 나를 찌른 적도 있다. 그때 내가 깨달은 것은 사람은 믿음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이며, 또 하나 진실과 지혜는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거짓을 말하면 안 되지만, 굳이 진실이라고 다 말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거짓말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님은 비유로 많이 말씀하셨다. 왜 비유로 말씀하셨을까? 그것은 꼭 들을 자가 있는 반면 들어서는 안 되는 자가 있어서다. 주님도 사람을 구분하신 것이다. 이런 지혜가 여러분에게 있기를, 그래서 낭패 보지 않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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