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글씨 크기 보통16
989호 목차 › 커버스토리

곧은 뿌리가 나무를 지탱한다

989호 · 2019-02-10

타바스코주 공관에서 히네메스 주지사 및 참모들과 함께(2013년 7월)

지난 2013년 여름, 멕시코(Mexico) 타바스코(Tabasco)주 마쿠스파나(Macuspana) 집회 중에 주정부의 초청으로 히메네스(Gimenez) 주지사 공관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당시 히메네스 주지사의 고민은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이었다. 이 노(老)정객은 이 문제를 어찌 풀어야할지 몹시 난감해하는 것 같았다. 목사님은 주지사와 참모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단도직입적으로 말씀하셨다.

“나무를 지탱하는 것은 곧은 뿌리이지만, 그 곧은 뿌리에 영양을 공급하는 것은 잔뿌리입니다. 잔뿌리들이 썩어 그 역할을 하지 못하면 곧은 뿌리마저 무너져 나무 전체가 고사하게 됩니다. 따라서 썩은 잔뿌리는 속히 잘라내는 것이 나무를 살리는 길입니다. 썩은 뿌리에 자꾸 물을 줘봐야 더 썩게 됩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지사님은 이 조직의 곧은 뿌리로 중심을 잡고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면 주위의 잔뿌리, 곧 참모들이 지사님의 철학을 잘 받들어 지사님이 도정을 잘 펼쳐나갈 수 있도록 정보를 모으고 정책을 개발하고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역할을 부지런히 수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이 타바스코주의 도정이 탄탄하게 펼쳐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잔뿌리가 제 역할을 못하고 복지부동에 빠져 나태하고 구태의연한 자세로 도정을 망치고 있다면 더 말할 것도 없이 과감히 잘라내야 합니다. 지금 내 말을 통역하고 있는 이 선교사가 실력이 없고 자기 계발에 게으르고 나태하다면 나는 오늘이라도 더 나은 통역관으로 당장 교체합니다. 왜냐? 그것이 남미 선교라고 하는 나무를 잘 키워가는 길이요, 내가 모시는 주님의 나라를 견고하게 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내 제자들에게도 항상 이 점을 강조합니다. 지사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 말씀하시길 눈이 썩었냐? 빼 버리라는 겁니다. 팔, 다리가 썩었냐? 잘라내라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궁극적 목적인 천국에 들어가야 한다는 무시무시한 말씀입니다. 이것이 타바스코주가 살기 위해서 지사님이 굳은 의지를 가지고 강하고 담대하게 시행해야 할 일입니다.”

당시 주위에 배석해있던 참모들의 낯빛은 어두워졌으나 히메네스 주지사의 얼굴은 아주 밝게 빛났던 기억이 난다.

이 점을 생각하면 늘 목사님께 죄송스런 마음뿐이다. 곧은 뿌리인 목사님께 잔뿌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할 텐데, 오히려 늘 목사님으로부터 영양을 공급받고 있으니 말이다.

목사님은 우리 교단의 동력공급원이다. 잠시도 자가발전을 멈추지 않는 발전소처럼 말이다. 물론 그 원동력은 잘 알다시피 늘 하나님과 기도로 소통하며 하늘의 지혜를 끌어내리고 계시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항상 먼저 그 나라와 그 의를 구하는 일에 올인하는 정신과 자세로 임하시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우리가 보지 못하는 극히 사소한 부분까지도 세세하게 챙기고 점검하며, 한 영혼이라도 살리기 위해 모든 자존심을 내려놓고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하는 겸손한 자세로 다가가신다.

본부 사무실에서 상담을 진행하실 때나 지방 순회에 동행하며 지켜본 목사님은 정말 이 부분에 있어 항구여일한 자세로 임하시는 분이다. 건강이 좋지 않은 제자들에겐 목회현장보다 먼저 건강을 챙기라고 배려하시고, 혹여나 시험에 들어있는 성도가 있다면 불원천리(不遠千里)라도 달려가 문제를 해결해주려 모든 성경지식과 하늘의 지혜를 총동원하신다.

‘내 양을 치라, 내 양을 먹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생명처럼 받들어 온몸의 진이 다 빠져나갈지라도, 밤을 새서라도 그 영혼을 살리는 일에 혼신을 다하고, 그 영혼이 살아나는 모습에 모든 피로를 잊는, 그것이 양식이 되는 삶을 목회 34년 내내 수행하고 계신 것이다.

곧은 뿌리로서 예수중심교단이라는 나무를 강력하게 지탱하고 계시는 목사님을 위해 교단의 모든 교역자, 재직, 직원들이 수행해야할 역할은 자명하다. 맡은 일에 충성을 다하는 것이다. 그것만이 그날에 목사님과 함께 받을 상이요, 주님께 칭찬받는 길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최선을 다하자’는 목사님의 메시지가 오늘도 새벽 찬바람을 가르며 폰에서 울린다.

한은택 목사

henry8829@naver.com

989호 다른 글

Text 주일설교
옹달샘
지혜의 말씀
Cartoon
붕우칼럼
세상을 보는 창
선교지에서 보낸 편지
교육부 소식
객원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