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글씨 크기 보통16
975호 목차 › 선교지에서 보낸 편지

용서 끝에 온 온유와 축복

975호 · 2018-11-04

몇 년을 식당에서 일하며 열심히 돈을 모아 꿈이었던 자신의 식당을 차린 그분은 기쁨으로 열심히 일을 하셨고, 그러던 중에 전도를 받아 주님을 영접하셨다. 그분은 교회 일에도 앞장을 서고 늘 예찬도 도맡아 하셨다. 집사임명을 받고는 더욱 열심히 구역예배까지 자진해서 그분의 식당에서 드렸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부터 여기저기에 비슷한 식당들이 들어서자 장사가 잘 되지 않았고, 집사님은 세도 내지 못할 형편이 되었다. 그러나 아무리 어려워도 십일조는 꼭 하셨는데, 형편이 어려워서 행여나 딴 곳에 돈을 쓸까봐 그런다며 한 달씩 모아둘 수가 없다고 일주일에 한 번씩 주일마다 십일조를 하셨다.

그러던 어느 날 식당 바로 앞에서 파란 신호에 건너는데 승용차에 살짝 부딪혀 넘어지는 바람에 다리를 좀 다쳐서 병원엘 다니셨다. 치료와 재활이 끝나면 합의금으로 밀린 집세와 가게 세를 낼 테니 기다려 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런데 몇 개월 후에 보험회사를 찾아간 집사님은 기절할 뻔했다. 나이 차이가 좀 있는 남편이 있었는데, 그 남편이 마음대로 합의를 보고 합의금을 받아가서 다 써버린 것이었다. 집세도 밀렸고 생활도 어려운데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안 좋은 일이 계속되자 할 수 없이 집사님은 이혼을 하고 남편을 복지양로시설에 맡기고는 조금 먼 곳에 있는 식당으로 가서 다시 일을 시작하셨다.

그러나 쉬는 날이면, 자신을 속이고 자신의 다친 합의금까지 몰래 써버린 무능력한 남편이었지만 이혼한 남편의 양로원을 꼭 찾아가서 몇 년 동안 돌아가시는 날까지 보살펴드렸다. 주변에서는 ‘뭐 하러 그렇게까지 하느냐’며 ‘쉬는 날은 쉬라’고 권했지만 집사님은 자신이 힘들어도 가면 좋아하는 노인네의 얼굴이 떠올라 안갈 수가 없다며 양로시설에 몇 년간을 다니셨는데 몇 년인가 후에 남편이 세상을 떠났다.

그 모든 것을 지켜본 식당주인이 식당손님에게 이야기를 했고, 그 손님도 집사님을 마음에 들어 했다. 그 손님은 한참을 식당에 다니며 작은 일에도 충성을 다하는 집사님에게 프러포즈를 했고, 집사님은 고민을 하다가 “기도하고 정하세요.”라는 주의 종의 말에 순종해서 기도하고 결혼하게 됐는데, 우리 모두가 너무나도 놀란 것은 결혼상대가 일본에서도 일등지에 넓고 좋은 집에 살고 있을 뿐더러 아파트를 경영하며 세를 받아 생활하는 상당한 부자였다는 것이다.

집사님은 생활 능력도 없이 속만 썩이다 돌아가신 남편이 자신이 다쳐서 받아야할 합의금까지 다 날려버린 일로 화내고 이혼한 것을 눈물로 회개하고, 그 후에도 계속 그 노인 남편을 돌보며 자신의 혈기를 죽이고 속은 부글거려도 노인네를 불쌍히 여겨 웃는 얼굴로 그것도 몇 년씩이나 돌아가실 때까지 돌보다보니 성질 급한 자신이 어느 때인가부터 저절로 온유한 사람이 되어 있어 그 남편이 밉기보다 이제는 오히려 감사한다고 하셨다.

상대방이 나에게 못된 짓을 하고 억울하게 할 때 얼마든지 보복하고 앙갚음할 힘과 능력이 있을지라도 하지 않고, “오죽하면 저러겠나. 내가 손해보고 참고 말자. 참 불쌍한 사람이다.” 하며 온유하게 참고 사는 그런 사람에게 하나님은 복을 주시고 손해를 채우셔서 세상에서 땅을 차지하고 세상의 주인이 되는 마태복음 5장 5절,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의 땅주인으로, 즉 미래의 주인공으로 축복하신다는 말씀이 눈앞에서 이루어졌다.

멀어서 우리교회까지 올 수가 없어 집근처 교회로 나가시지만, 이 집사님을 떠나보냄이 아픈 보냄이 아니라 박수로 보내드리는 기쁨의 떠나보냄이었음을 경험한 주의 종도 진정한 온유와 그 복을 눈으로 보게 하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서동경 예수중심교회 김경숙 목사

975호 다른 글

커버스토리
Text 주일설교
지혜의 말씀
귀를 기울이세요
Cartoon
붕우칼럼
세상을 보는 창
객원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