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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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3호 목차 › 성경에서 배운다

죄의 무게

943호 · 2018-03-25

혹시 바퀴벌레가 득실대는 방에서 숙면하시는 분이 있습니까? 저는 어린 시절 우연히 창고에서 잠들었다가 바퀴벌레 몇 마리가 몸에 기어 올라와 소스라치며 깨어났던 기억이 납니다. 얼마나 끔찍했던지 당시 느꼈던 촉감과 냄새가 몇 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할 정도지요. 만약 지금 제 방에서 아주 작은 바퀴벌레 한 마리라도 발견한다면 저는 절대 그냥 지낼 수 없습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녀석을 찾아내고 박멸하는 것도 모자라 다른 녀석은 없는지, 어떤 경로로 생기게 됐는지 철저히 분석하겠지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와 비슷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찌 보면 죄는 바퀴벌레보다 못할 때가 많습니다. 죄가 들어왔다고 놀라 소리 지르는 사람은 못 봤습니다. 오히려 쉽게 받아들이고 너무 편안하게 동거하니 혐오스러움의 대결에서 죄가 바퀴벌레에 진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용납의 대가는 죄가 훨씬 가혹하지요. 우리 안에 들어온 죄는 가난, 질병, 마음의 고통들을 가지고 스믈스믈 기어올라 삶 전체를 끔찍하게 괴롭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성경이라는 안경을 쓰고 영·혼·육에 숨겨져 있는 죄의 벌레를 낱낱이 찾아내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 우리의 죄악을 찾고(知) 애통하고(情) 돌이킬 때(意) 하나님은 비로소 우리와 교회를 통해 하나님의 거룩하신 일들을 이루실 수 있습니다. 내 죄가 나의 신앙생활에만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지극히 작은 내 죄로 인해 가문, 공동체, 더 나아가 민족 전체가 사망으로 끌려가는 경우를 성경에서 심심치 않게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사울의 집안이 그렇게 멸망했고, 요나의 불순종이 배 전체를 침몰시킬 위기를 가져왔으며, 아간의 죄가 민족을 몰살시킬 뻔 했습니다.

1907년 평양에서 열린 한 부흥회의 일화도 이를 반증합니다. 당시 예배를 인도하던 이길함 목사는 집회 중에 성령이 회중 가운데서 떠나버린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무엇 때문에 집회가 이렇게 영적인 생기를 잃어버렸을까 싶어 회중들을 향해 이를 물었고, 그때 한 사람이 일어나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집회에 은혜를 내리시지 않는 이유는 바로 나 때문입니다. 나는 아간과 같은 자입니다. 약 1년 전 내 친구 중 한 사람이 임종하면서 자신의 아내와 유산을 잘 돌보아 달라고 저에게 부탁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미망인의 재산을 관리해주며 일부를 사취하였습니다.” 그의 고백을 듣자마자 사람들의 애끓는 회개가 예배당을 휩쓸었고, 그 때부터 막혔던 하늘이 열리고 성령님의 폭발적인 역사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성경은 말씀합니다. “자기의 죄를 숨기는 자는 형통치 못하나 죄를 자복하고 버리는 자는 불쌍히 여김을 받으리라”(잠28: 13).

우리 각자의 마음속에 몰래 숨어들어온 모든 죄들을 진실하게 하나님 앞에 토해내길 소망합니다. 우리의 이러한 회개 앞에 하나님께서는 긍휼로 용서하시고 거룩함으로 덧입혀 새 일을 행하실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할렐루야!

하인명

renmi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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