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에서 꽃을 피우시는 하나님
하나님은 반전드라마의 명수이시다. 아주 비근한 예로 우리는 이번 서울시청광장의 국가와 민족의 평화를 위한 기도성회를 경험하며 다시 한 번 반전의 역사를 목도하였다. 지난해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진행되었던 7차 평화통일 기도성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1992년 6월 7일의 메인스타디움 집회 역시 그러했다. 목사님과 함께 한 수많은 역사들이 돌이켜보면 반전드라마의 연속이었다.
우리는 10월 1일 주일 오후부터 내리는 비를 두고 모두가 덕담을 나눴다.
“내일 성회 당일에 비가 오지 않게 하시려고 미리 비를 보내신 거야.”
그러나 내일은 내일이고 당장 성회 준비를 위해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한데 비가 내리면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었기 때문에 이 비조차 멈추어주시기를 간구하며 광장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좀 잦아들던 비는 밤이 깊어질수록 멈추지 않고 우리들의 온몸을 적셨다. 한밤중에는 추위에 오들오들 떨어가며 준비를 해야 했다. 새벽이 되어도 눈에 보이는 것은 무엇 하나 완전히 마쳐진 게 없었다. ‘이래서 과연 내일 제 시간에 준비를 마칠 수 있을까’ 하는 암담한 생각이 스멀스멀 등줄기를 타고 올라온다. 그래도 어쩔 것인가?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길 수밖에.
그리고 이튿날 성회 당일 이른 아침, 다시 서울광장으로 달려가 간밤의 흔적들을 정리해가며 부지런히 해야 할 일들을 이어갔다. 무엇보다 하늘이 맑게 개어있었고, 시간이 갈수록 작열하는 태양은 한 여름을 방불케 하였다. 방송장비 설치를 어느 정도 마치고 눈을 들어 단상을 바라보니 많은 사람들이 달려들어 멋진 무대를 완성하여 가고 있었다. 간밤의 영상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던 터라 지금 보는 영상은 마치 순식간의 장면전환 같은 느낌이었다. 하나님은 그렇게 놀라운 반전드라마로 우리의 답답했던 가슴을 일소에 해갈해주셨을 뿐만 아니라 모두가 경험했듯이 우리가 상상했던 그 이상으로 영광스런 장면을 목도하게 하셨다.
전쟁기념관 때는 오히려 더했다. 성회 전날 내리는 비는 거의 폭우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메인스타디움 집회 때는 그날 아침까지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려고 하는 그 때, 하나님은 반전의 드라마로 찾아오시곤 하였다.
많은 해외집회에서도 경험했던 일들이다. 2004년 나이지리아(Nigeria) 포타코트(Port Harcourt) 집회 때의 일이다. 집회 전 계속 내린 비로 집회가 열리게 될 운동장은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물구덩이로 가득했다. 목사님은 낮에 직접 운동장에 나가셔서 물을 퍼내며 집회 준비를 독려하셔야 했다. 그런데 여러 사람이 달려들어 물을 퍼내는 작업을 거의 마치고 무대 및 스피커 설치를 해야 하는 마당에 비가 다시 내렸다. 일하던 사람들이 떠난 운동장에 홀로 선 모세(Moses) 목사가 내리는 비속에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때만 해도 도무지 이 집회가 가능할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대로 접고 말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저녁에 다시 운동장에 나가보니 수많은 사람들이 운집해있었다. 바닥은 여전히 질퍽거리고 조명도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어두웠으며, 마이크 작동도 오락가락하는 형편이었지만, 하나님은 그런 조건에 아랑곳하지 않고 혼신을 다하시는 목사님과 함께 놀라운 역사를 목도하게 하셨다. 집회를 마치며 모세 목사가 목사님께 아프리카 지도가 그려진 깃발을 드리고, 그곳에 모인 모든 성도들과 함께 그 깃발을 흔들며 찬양하던 영광스런 기억 또한 지금도 생생하다.
이런 경험들이 한두 번이 아니다. 남미, 아프리카 등 야외집회가 진행되었던 많은 곳에서 우리는 동일한 역사들을 목도하였다. 하나님의 일은 결국 하나님이 하시는 무수한 표적들을 보아온 것이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찌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시23:4).
시편 기자의 고백처럼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 있더라도, 먹구름이 가득한 현실 앞에 내동댕이쳐있더라도 결코 포기하지 말기 바란다. 하나님은 우리 믿는 자들을 위하여 지금도 반전의 드라마를 열심히 준비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가장 아름다운 때에, 가장 극적인 순간에 하나님은 우리에게 영광으로 나타나실 것이기 때문이다.
한은택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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