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인생작
지난 8월 17일. 서울 모처에서 작은 행사가 있었다. 나는 지난 6월부터 묵묵히 이 일을 준비해왔다. 행사 전날 밤, 기도를 했다. ‘내 힘으로 준비할 수 있는 최선의 것들을 다했으니, 남은 시간은 주님께 맡기겠습니다. 하나님, 저를 지켜주세요.’
그 행사에는 800여 명이 약 40분간 야외에서 떡볶이를 먹는 순서가 있었다. 떡볶이 시식은 야외에서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가 절대로 오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행사 당일, 낮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절망적인 마음으로 기도를 했다. ‘하나님, 비록 하나님을 위한 시작은 아니었지만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 행사가 틀어지길 바라는 무리들이 많습니다. 저에게 손가락질하며 비웃을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부디 저 비를 멈춰주세요.’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그 때가 떠올랐다. 메인스타디움 집회 때, 비를 멈추었던 목사님의 모습 말이다. ‘비를 멈춰달라고 기도하고 왜 우산을 들고 나가냐’는 목사님의 말씀도 생각이 났다. 우산도 쓰지 않고 교내 캠퍼스를 서성거리기 시작했다. 비가 그칠 때까지 걷겠다는 마음으로 빗물인지 눈물인지 땀인지 모를 것들을 손으로 닦아내며 걸었다. 긴장한 탓에 온 몸이 저리기 시작했고, 급기야 양발에 쥐가 나서 도저히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하나님, 제발, 제발, 이 비를 멈춰주세요.’ 기다시피 콘서트홀로 들어간 나는 저린 발을 주무르며 계속 기도를 했다.
그리고 떡볶이 시식 시간이 되었다. 에라, 모르겠다. 두 눈을 질끈 감고 관객 전부를 콘서트홀 밖으로 내몰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은 우르르 쏟아져 나갔고, 밖에는 더 이상 비가 오지 않고 있었다. 하늘의 먹구름은 태양을 가리고 있었고, 쏟아졌던 빗줄기는 공기를 서늘하게 만들어 놓았다. 사람들은 너무나 즐겁게 떡볶이를 즐기고 있었다. 아, 주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토크 콘서트가 시작되었고, 나는 무대에 올랐다. 무대에서 객석을 바라보는데, 관객 800명이 골리앗처럼 느껴졌다. 무섭고 혼란스러웠다. 그 순간, 오늘 내가 겪은 기적의 시간이 떠올랐다. 이미 나는 하나님께 맡겨진 몸이고, 이 행사는 하나님께서 마무리해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그 날, 영화배우 설경구는 배우 인생 30여 년 만에 난생 처음 가장 크고 가장 극적인 환호성을 들었고, 행사는 말 그대로 성황리에 끝날 수 있었다.
예산 규모 약 1,600만 원짜리 행사를 소속사도 공연기획사도 아닌 개인이 주최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비웃었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의 자녀였고, ‘안되는 게 어디 있어? 안되는 게 기적이지!’ 라는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자란 예수중심의 사람이었다. ‘이것이 내 능력의 한계인가?’ 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주님께 기도하였고, 믿음은 바라는 것의 실상이라는 응답을 들을 수 있었다.
2017년 뜨거웠던 여름의 어느 날, 나는 내 인생 최고의 그림을 만들었고, 그 그림이 완성되는 데에는 하나님의 도우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전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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