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기울이세요
내 보석 같은 일기
고등학교 1학년 시절, 담임선생님은 반
학생들에게 매일 일기를 쓰게 하셨다.
그리고 1주일에 한번 검사하셨다.
공부하기도 바쁜 입시생들에게 일기라니,
선생님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으면서도
선생님께 혼나기 싫어 그 당시 일기를
썼다. 억지로 시작했지만, 일기를 쓰면
쓸수록 좋은 점이 상당히 많았다. 우선
첫 번째로 나도 모르게 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버릇이 생겼다. 매일매일 새로운
하루로 다가왔고, 일기에 적다보니
평범한 일상은 보람찬 일상이 되어갔다.
둘째로 일기를 쓰면서 자기반성을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일기로 나 자신과
대화하며 내가 실수한 것, 내가 부족했던
것을 고찰하고 다음에 더 잘하자는
반성의 시간이 나를 성장하게 했다.
세 번째로 나에게 도움을 준 이들에게
감사한 것들을 기록할 수 있고, 은혜를
기억할 수 있게 만들어줬다. 작은
것이지만 속 깊은 선물을 해준 친구들,
힘들 때 위로가 되어준 선배, 부모님 등
모든 것이 적혀있었다. 지금 봐도
1998년의 매일이 당장 어제의 일처럼
기록된 총 5권의 일기장은 나에게 보석
같은 존재가 되었고, 그 이후로도
일기를 꾸준히 기록하였다. 그런데 최근
설교노트와 여러 가지 필기노트를 정리
하다가 올해 2017년의 일기장이 대충
쓰여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일기는
특별한 날만 쓰고 있었다. 일기란 매일
쓰는 것인데 일기가 아닌 주기, 월기가
되어버리고 일기의 내용은 빈약해져
있었다. 총회장 목사님께서는 항상
일기를 자서전이라 생각하고 쓰라
하셨는데, 내 자서전이 이렇게 내용이
빈약하다고 생각하니 반성이 절로
나왔다. 그래서 당장 지난주부터 일기
쓰는 습관을 고쳤다. 사건사고가 없어도
하루를 반성하며 일기를 쓰고, 글만
기록하는 것이 너무 아쉬워서 사진을
출력하여 일기장에 붙이고, 은혜 되는
말씀까지 기록하고 있다. 그랬더니
은혜가 넘치고, 흑백의 글로 가득했던
일기장은 사진 한 장의 컬러 이미지로
기억되니 내용 또한 풍성해졌다.
현재의 소중함, 삶의 소중함, 사람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는 일기를 써봅시다!
송현혜
charisma069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