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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 앞도 모르는 인생

904호 · 2017-06-24

“내일 일은 난 몰라요. 하루하루 살아요. 불행이나 요행함도 내 뜻대로 못해요.” 가끔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복음성가의 노랫말이다.

정말 사람 사는 일은 알 수가 없다.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 모든 것을 주님께 의탁하는 수밖에 없다. 일상 속에 담긴 주님의 놀라운 섭리는 때로 나를 힘들게 하지만, 때로는 걷잡을 수 없는 축복과 영광 속에서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할 수 없게끔 만들기도 한다.

15년 간 모 배우의 팬 카페를 관리해왔다. 말이 15년이지 나의 20대 전부와 30대의 절반이 그곳에 녹아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는데, 지난 시간 참 많은 일이 있었다.

2000년대 초반에 ‘블루칩’을 넘어 ‘원칩’으로 통했던 이 배우의 삶에는 많은 부침이 있었다. 3만 명이 넘게 북적거렸던 카페는 철지난 바닷가의 썰물처럼 폐허로 변했다. 내 뜻과 상관없이 카페의 운영자라는 이유로 나는 남들처럼 떠나지도 못하고 철지난 카페에 홀로 남아 긴 시간을 보냈다.

그동안 여러 편의 영화가 개봉했었고 흥행과 실패를 보면서 배우의 재기를 기도했었다. 배우는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때가 가장 아름답다. 자신이 맡은 역에 최선을 다해 연기하고 그가 연기한 인물에 녹아든 사람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순간이 배우에게는 가장 축복된 순간임을 알기에 배우의 찬란한 시간이 다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했었다.

그리고 지난 월요일, 한통의 메일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운영자와 배우를 기다리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7~8년가량 폐허로 있던 카페가 단 하루 만에 가입자 400여명, 방문자 1,000여 명이 넘는 활화산이 되어 버렸다.

옆에서 지켜보던 내 입장에서도, 배우 당사자의 입장에서도 지난 10여 년의 시간은 요셉이 때를 기다렸던 그 시간처럼 지난하고 괴로운 시간이었다. 그러나 단 하루 만에 “너희는 이전 일을 기억하지 말며 옛적 일을 생각하지 말라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사43:18~19)는 하나님의 말씀이 이루어졌다.

쉴 새 없이 올라오는 카페의 글들을 보면서 문득 배우가 가장 어려웠던 시간이 떠올랐다. “마음을 강하게 하고 담대히 하며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는 여호수아서의 말씀을 메시지로 주고받으며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서로를 격려했던 시간들이었다. 그 때, 주님은 오로지 주님을 의지하며 연기에 집중하고자 애썼던 그의 중심을 보셨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의 성공과 재기를 한마음으로 기도했던 카페지기인 엄마와 운영자인 나의 기도도 들어주셨다고 확신한다. 듣지도 보지도 생각지도 못했던 지금의 상황은 지난 8년간 주님만을 의지하며 살아온 배우와 그를 위해 기도했던 우리에게 하나님이 주신 응답이자 놀라운 축복이다. 오랜 시간 좌로도 우로도 치우치지 않고 연기에만 집중했던 배우에게 하나님의 은총이 임하길 기도하며, 이 놀라운 기쁨을 주님께 영광 돌리고 싶다.

전훈지

ppj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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