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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1호 목차 › 객원컬럼

초심을 잃은 것 같아요!

871호 · 2016-11-05

2002년 세계 목회자 영성세미나 때의 일이다. 세미나와 집회 일정이 모두 끝나자 피드백을 겸하여 운영위원들이 모여 잠시 좌담회를 가졌다. 그때 영어 통역을 담당하셨던 분께 문득 호기심이 일었다. 통역을 이유로 이렇게 장시간 의사가 자기 병원을 비울 수 있는 결단이 무엇에서 비롯되었는지. 그는 말했다.

“믿음이죠. 믿음!”

임 박사님은 ‘성령의 역사’ 라는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체험했다고 한다. 그 이후 총회장님의 메시지를 들으며 믿음과 상급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고, 통역을 할 때면 성령의 역사의 현장을 눈으로 목도하며 머리끝까지 전율케 된다고 고백했다. 대화의 물꼬가 트이자 참석한 이들 한 사람씩 각자가 총회장님에 대해 닮고 싶은 부분을 나누게 되었다. 이윽고 필자의 차례가 되었다.

“저는 목사님의 주를 향한 그 꺼지지 않는 열정을 본받고 싶어요. 총회장님은 마치… 에너자이저 같지 않나요?”

‘에너자이저’ 라는 표현에 좌중에 한바탕 폭소가 터졌다. 모두가 박수로 동감을 표시했다. 하기사 집회가 끝나자마자 우리 모두는 한 목소리로 앓는 소리를 했었다. 정말 녹록치 않은 강행군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수행하던 우리들이 이러한데 그 모든 일정을 직접 이끄셨던 총회장님은 어떠셨을까! 그런데도 다음 날 끄떡없는 모습으로 신문 기사며, 비디오 편집을 챙기시는 모습에 모두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정말 그 열정, 변함없는 그 열정을 닮고 싶었다. 그래서 지금껏 나름 시간을 쪼개가며, 기록하고 정리해보며 알차게 목회 현장을 지켜나갔다.

그런데 얼마 전의 일이다. 지방에서 목회를 하다 간만에 처가를 찾은 필자에게 아내의 한 마디가 비수로 와서 박혔다.

“목사님, 요즘 목사님 모습을 보니 초심을 잃은 것 같아요!”

부정하고 싶었다. 목회현장을 모를 수 있으니 그 사정을 설명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가슴을 후비는 그 날카로운 비수 속에 하나님의 음성이 있으리라는 생각에 밤을 지새우며 침음(沈吟)을 삼켰다. 그리고 깨달았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타성에 젖어 있었음을…. 목회 현장에서 벌어지는 이런저런 일 속에서 어느 순간 감격이 사라지고, 샘솟던 에너지는 고갈되고, 그러다 이젠 주께서 원하시는 만큼에 이르지 못해 함량 미달의 수준에 이르러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영혼들을 향한 기도의 무게가 가벼워지고, 부르신 은혜에 대한 감사함의 무게가 가벼워지고, 구령(救靈)을 향한 절실함의 무게가 가벼워져 있었던 것이다. 목표를 도외시한 채 그저 하루하루를, 그저 ‘열심히’ 만을 반복하고 있었던 탓이다.

“여호와는 지식의 하나님이시라 행동을 달아보시느니라”(삼상2:3)고 말씀하고 있다. 지금 부끄럽지만 무엇보다 묵은 내 심령을 갈아엎을 때임을 고백한다.

신현명 목사

yeddo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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