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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4호 목차 › 성경 에세이

그 정도는 해야지!

854호 · 2016-07-08

여보게!

몇 달 전 목포교회 입당예배에 갔었네. 목포에 네 번째 교회가 섰으니 경사로운 일이지. 그런데 목포에 내 동생인 이시대 목사 손주들이 있지 않은가. 나에게도 손주가 되지. 손자가 둘이고, 막내가 손녀야. 그네들이 예배 후 안수가 끝나자 반가워서 내게 달려왔지. 나도 반가운 마음에 제일 먼저 달려오는 손녀를 얼른 안고 뽀뽀를 했다네. 그런데 말이네. 뒤에 오던 둘째가 그만 입을 삐죽거리며 달려오던 발길을 돌려버리더라고. 그래서 얼른 둘째 이름을 불렀지만, 이미 마음이 상해서 저쪽으로 가버리더군. 이 손녀가 유독 나를 따라서 한 번 안기더니 떨어질 생각을 안 하니 그 녀석에게 달려가 안을 수도 없고 참 난감했다네.

식사를 마치고 차를 타고 돌아오는데 영 마음이 편치 않더군. 녀석의 얼굴이 계속 아른거리더라고. 그래서 그 어미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계속 울고 있다는 거야. 할아버지는 자기를 안 예뻐한다고. 참 난감하더군. 그래서 그 어미에게 이렇게 전해주라고 했지. “할아버지는 너를 제일 좋아한다. 왜냐면 둘은 친탁을 했지만, 너는 우리 쪽을 닮아서 더 좋아한다. 그래서 할아버지는 네 사진을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라고. 그랬더니 나중에 그 어미 하는 말이 녀석이 그 이야기를 듣고는 울음을 그치고 픽 웃으면서 “좋은 할아버지”라고 했다나. 십년감수했네. 그런데 정말 사진 넣고 다니냐고? 핸드폰 속에 사진이 있으니 전혀 거짓말은 아니네. 정직과 지혜는 다른 거니까.

여보게!

나는 그 녀석 때문에 많은 걸 깨달았네. 내 사랑을 받고 싶어서, 나에게 안기고 싶어서 그 녀석이 그런 거 아닌가? 하나님께도 그 녀석처럼 굴면 하나님의 마음이 녹아내리지 않을까? 그 정도로 하나님을 사랑해야지. 안아줄 때까지, 반응이 있을 때까지 울던지 떼를 쓰던지 해서 하나님이 신경을 쓰시게 해야 한다는 거야. 안 안아줘도 그만이고, 다른 사람만 예뻐해도 그만이고… 그게 멋진 게 아니야. 사랑은 쟁취하는 거니까. 그래서 하늘나라는 침노하는 거라고 하신 게야. 오늘 하나님 앞에서 둘째 녀석처럼 해보게. 응답이 바로 올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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